최태원 SK회장과도 회동 가능성...배터리 3사 챙기며 공급선 안정화 나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향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도 열려 있어 국내 배터리 3사를 순회하며 공급선 안정화를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오는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날 구 회장이 오창공장에서 정 수석부회장을 맞이할 예정으로, 두 총수는 배터리 관련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전고체배터리 기술 현황을 논의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삼성SDI와 거래 관계는 없었으나, 삼성이 최근 1회 충전 주행거리가 800km에 이르는 전고체배터리 기술을 발표하면서 양사간 협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이번에 방문한 LG화학은 현대차그룹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주력 업체 중 한 곳이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적용하는 순수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2차분 공급업체로 LG화학을 선정하기도 했다. 해당 물량은 2022년부터 공급될 예정으로 금액은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조만간 또 다른 배터리 공급사인 SK이노베이션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동도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말부터 양산되는 현대·기아차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 1차 공급 물량을 책임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의 전동화 추세가 빨라지면서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간 합종연횡이 이뤄지는 가운데 현대차도 국내에 본사와 생산시설이 자리한 기업이자 배터리 분야에서 최상위 경쟁력을 갖춘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3사와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