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생아 탯줄 붙은 상태에서 바꿔치기"…구미 친모 가족 "석씨, 자연분만 불가능"

경찰 "석씨가 딸 김씨 보다 3~4일 빨리 아기 낳은 뒤 바꿔치기 가능성"

가족 "개인PC 없어 셀프출산 검색 못해, 신생아 발찌 자연스럽게 풀린것"

신생아 혈액형 검사 오류 가능성도 '솔솔'…'신생아 바꿔치기' 추론 '흔들 흔들'

내달 5일 구속 만료인데 수사는 지지부진…사건 '미궁' 빠지나

경북 구미경찰서에서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씨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경북 구미 빌라에서 숨진 3세 여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산부인과 의원에서 '신생아 바꿔치기'가 일어난 것으로 확신하고 관련 증거 수집에 주력하고 있지만 난관에 부딪힌 모양새다.

30일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숨진 여아의 친모 석 모씨(48)가 딸 김 모씨(22)의 출산 일보다 3~4일 빨리 아기를 낳은 뒤 두 신생아를 바꿔치기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신생아 탯줄이 붙은 상태에서 바꿔치기 해 김씨와 간호사가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는 게 경찰측의 설명이다.

국과수는 앞서 김씨 혈액형이 BB형, 김씨 전남편 홍모씨가 AB형이어서 병원 기록상 A형 신생아가 태어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근거로 산부인과 의원에서 신생아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와 암 환자 등은 적혈구의 항원력이 약해 혈액형 검사에서 오류가 가끔 나온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북 구미경찰서에서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씨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또 석씨 가족은 김씨가 산부인과에서 찍은 사진 속 신생아의 발찌가 풀려있었던 것도 "자연스럽게 풀린 것일 뿐 누군가가 고의로 풀거나 끊은 게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석씨가 '셀프 출산'을 위해 PC에서 관련 검색을 했다는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생산직 직원이던 석씨는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PC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가족들의 주장일 뿐 따로 반박하지는 않겠다"며 "계속 증거를 수집하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석씨의 범행을 입증하기 위해김씨와의 공모 여부는 물론 산부인과 내 조력자가 있었는지, 석씨의 출산 조력자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며 주변인 진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석씨의 구속 수사 만료 시점인 내달 5일까지 아이 바꿔치기와 사라진 아이 행방, 친부 등을 확인하지 못할 경우 이 사건은 자칫 미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잇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