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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벗어나는 정유사, 올해 '저유황유 특수' 볼까


입력 2021.04.19 13:27 수정 2021.04.19 13:28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저유황유-고유황유간 스프레드 t당 117달러 벌어져

코로나 영향권 벗어나는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 기대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환경규제 특수'를 기대하고 저유황유 설비를 일제히 늘린 국내 정유사들이 올해 웃을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저유황유는 고유황유 보다 황 함유량이 적은 기름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다. 시장 선점을 위해 수 년 전 부터 공격적으로 설비 증설을 단행해온 정유사들은 코로나 영향권이 벗어나는 올 하반기부터는 마진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선박유 가격 정보 업체 십앤드벙커에 따르면 글로벌 20개 항구의 평균 초저유황중유(VLSFO) 가격은 이달 16일 기준 배럴당 t당 514.5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초 가격인 t당 421달러 보다 22.2% 오른 수치다.


2020년 1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시행을 앞두고 2019년 말부터 700달러 가까이 치솟던 저유황유 가격은 작년 2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4월 한 때 210달러 까지 떨어졌다.


다만 작년 하반기부터 코로나 관련 제품 등 글로벌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고, 코로나 백신 접종도 본격화되면서 현재 저유황유 가격은 500달러대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250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경기 부양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초저유황중유 가격이 올라가면서 최근 저유황유와 고유황유간 가격차이(스프레드)는 117달러로 격차가 벌어졌다. 코로나 여파가 한창이었던 작년 4월 말 52달러에 비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저유황유 가격 회복으로 2~3년 전부터 탈황설비를 신·증설해온 정유사들은 올해부터는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잔사유 수소 첨가 탈황시설(Residue Hydro-DeSulfurization Unit, 이하 RHDS)의 증설 공사를 최근 마무리한 뒤 지난달 20일부터 가동을 개시했다.


RHDS는 원료인 고유황 잔사유를 고온 고압의 반응기에서 수소 첨가 촉매 반응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해 생산 제품의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는 환경친화 시설로, 에쓰오일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24개월 동안 공사를 진행했다.


에쓰오일 울산공장의 잔사유 탈황시설 전경. 원료인 중질유에서 유황 등 대기오염 물질을 제거해 초저유황 경유, 저유황 선박유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한다.ⓒ에쓰오일

에쓰오일 관계자는 “RHDS 증설은 지난해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연료유에 대한 황 함량 규제 강화 등 저유황 선박유 수요 증가 추세에 적극 대응해 ESG 경영의 일환으로 투자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탈황시설(제1기 RHDS) 증설로 잔사유(남은 기름) 처리량은 하루 3만4000배럴에서 4만배럴로 18% 증가했다. 탈황 처리한 잔사유 일부는 저유황 선박 연료유로 전환된다. 에쓰오일은 이번 설비 증설로 연간 400억원의 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1조원을 투자해 울산에 하루 4만배럴의 저유황유를 처리할 수 있는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구축, 작년 3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VRDS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고유황 중질유에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와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SK에너지는 VRDS 가동으로 매년 2000억~3000억원의 추가 영업이익을 창출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하루 최대 6만7000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선박용 저유황유 전용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저유황유 선박 연료 브랜드인 '현대스타(HYUNDAI STAR)'를 출시하기도 했다. GS칼텍스의 경우, 공장 연료로 쓰던 저유황유를 선박유로 판매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주요 에너지 기관들이 석유 제품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을 잇따라 내놓는 등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됨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는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4월 보고서(MOMR)를 통해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가 하루 평균 9646만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이달 보고서(OMR)에서 백신 접종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작년 초과 재고가 소화되고 있다며 올해 평균 석유 수요를 전년 보다 6.3% 늘어난 9670만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역시 2달러대로 올라서면서 수요 회복 분위기를 높이고 있다.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4주 연속 배럴당 1.7달러대에 머물다 항공·휘발유 마진 등이 개선되면서 4월 둘째주엔 2.1달러, 셋째주엔 2.5달러로 상승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가격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판단한다. 아직까지는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나 국제유가 상승·석유제품 수요 회복 흐름이 정제마진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정유는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하반기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면서 "화학과 윤활유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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