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도쿄올림픽 무관중 결정
개최국 이점 사라진 일본, 큰 부담 던 한국
도쿄올림픽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무관중으로 확정되면서 한일 양국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일본 언론 NHK 등에 따르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을 약 2주 앞둔 8일, 방일에 나선 가운데 곧바로 일본 정부, 대회 조직위원회 등과 가진 5자 회담서 올림픽 무관중이 확정됐다.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에는 8일 4번째 긴급사태가 선언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900명 전후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다소 심각하다.
당초 지난해 열리기로 했던 올림픽이 1년 연기돼 이미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일본은 입장수익에서도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의 믿는 구석이었던 홈 어드밴티지가 사라지게 됐다.
일본은 1964년 이후 57년 만에 안방에서 다시 열리는 하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0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순위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아무래도 안방서 올림픽이 열린다면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뛰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무관중 올림픽이 열림에 따라 일본의 홈 어드밴티지는 사라졌다. 경기장 등 익숙한 환경에서 뛰는 것은 여전한 장점이나 중립경기와도 같은 환경 속에서 동등한 경쟁에 나서게 됐다.
반면 무관중이 한국 선수단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체육회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목표를 금메달 6~7개를 따내 종합순위 10~15위에 오르는 것으로 했다. 매번 종합 10위 안을 목표로 내걸었는데 이번에는 소박하게 메달 개수를 전망했다.
아무래도 홈 팀 일본과 메달을 놓고 다투게 된다면 어느 정도 열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안게임은 물론 올림픽에서 매번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쳐왔는데 유도나 야구, 축구 등에서는 충돌이 불가피하다. 만약 일본이 절대적인 홈 어드밴티지를 누린다면 다소 불리한 상황에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여자 배구와 여자 핸드볼은 조별리그부터 한일전이 성사돼 부담감이 더욱 큰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치러짐에 따라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서 이미 무관중 경기를 많이 치러본 선수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적응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전통적인 메달밭 양궁의 경우 무관중으로 열리게 된다면 분명한 호재다. 최근 들어 양궁에서는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일부 관중들이 매너를 지키지 않고 소음을 내 방해공작을 펼치기도 했는데 이런 변수들이 사전에 차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