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기술주 헬스케어 집중 매수
“IT 긍정적, 헬스케어주 순환매 차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와중에 자금이 몰리는 업종들도 있어 주목된다. 최근 이들의 매매 패턴은 2차전지와 기술주, 헬스케어 업종 등 성장주에 초점이 맞춰졌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73p(1.07%) 내린 3217.95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3423억원, 507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각각 2조4037억원, 2조7819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은 5조2765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순매도 행진을 벌이는 와중에 사들이고 있는 업종도 있다.
외국인은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LG화학(2402억원)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어 삼성SDI(1990억원), SK텔레콤(855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660억원), 포스코케미칼(636억원), 두산중공업(632억원), 에코프로비엠(462억원), S-Oil(406억원), 천보(395억원) 등 주로 2차전지 업종과 IT 기술주에 매수세가 몰렸다. 2차전지의 하반기 업황 개선 전망에 따라 선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387억원)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반대로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내다판 종목은 삼성전자(8286억원)다. 이어 SK하이닉스(4477억원), SK이노베이션(3154억원), 삼성전자우(2972억원), KB금융(1509억원), 현대차(1122억원) 순으로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5위가 삼성전자(1조4961억원), SK하이닉스(7222억원), SK이노베이션(4500억원), 현대차(3935억원), 삼성전자우(3161억원)로 집계된 것과 대조적이다.
기관 역시 이달 들어 2차전지 업종과 함께 헬스케어·IT주를 주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기관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기(1143억원)다. 이어 SK아이이테크놀로지(875억원), 삼성SDI(872억원)가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751억원), SK바이오팜(488억원), 네이버(446억원), 더존비즈온(437억원) 등 제약·바이오와 인터넷주도 기관의 러브콜을 받았다.
증권사들은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성장주와 기술주가 다시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의 급락은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경제 성장세와 인플레이션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하향 안정화와 함께 단기적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주요국 경기 재개가 지체되고 있는 점은 성장주 중심 로테이션 장세를 뒷받침해주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현 수준 금리 레벨에서 상반기 중 벤치마크 대비 성과가 부진했던 하드웨어(HW)·반도체 등 IT와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문가들은 상반기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만큼 반등이 기대되는 IT와 헬스케어 관련주 투자를 추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 주식시장은 뚜렷한 주도주 없이 종목들 간 순환매가 빠르게 나타나는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장기간 소외된 업종 중 하나였던 헬스케어로 순환매가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경기반등 모멘텀 약화로 금리가 안정된 만큼, 성장주의 강세가 예상되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언택트 업종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로 IT 부품 및 장비업체들에 대한 기대도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