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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탈, 한화 '이사회 진입 요구' 거부…인수 난항 겪나


입력 2025.03.20 19:09 수정 2025.03.20 20:49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호주 현지언론 “한화, 오스탈 인수 성사 가능성 낮아”

“FIRB 승인 어려울 것”…스펜서 회장 부정적 전망

오스탈 서호주 헨더슨 조선소 전경.ⓒ한화

한화가 최근 호주의 군함 제조업체 오스탈 인수를 다시 추진하고 있지만 인수 성사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오스탈은 한화의 이사회 진입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호주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한 결과, 오스탈은 미국과 호주의 방산 규제 장벽이 높아 한화의 인수 성사가 쉽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처드 스펜서 오스탈 회장은 “현재 한화의 보유 지분으로는 이사회 진입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최근 호주증권거래소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직접 매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60%와 40%의 지분을 보유한 호주 현지 법인을 통해 진행됐다.


이와 별도로 한화는 호주 증권사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에 대한 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 계약도 체결했다. TRS는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주가 변동에 따른 수익과 손실만 수취하는 금융 계약이다.


한화는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승인을 받아 지분을 19.9%까지 확대해 오스탈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외국인이 10% 이상 지분을 취득할 경우 FIRB 승인이 필요하다. FIRB 승인이 나면 한화는 약 20%의 지분을 확보해 오스탈의 최대 주주가 된다.


오스탈은 미군 함정을 건조하는 주요 4대 공급업체 중 하나로, 미국에서 소형 수상함과 군수 지원함 시장에서 점유율 40~60%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는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및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 해군성 장관 출신인 스펜서 회장은 “한화가 FIRB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승인을 받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기밀 군사 기술에 대한 접근을 매우 신중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펜서 회장은 “우리는 글로벌 자본에 접근할 수 있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며 “한화가 이에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한화가 약 10억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했지만 오스탈이 실사 요청을 거부하면서 협상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또 당시 한화는 500만 달러의 위약금 지급 조건에도 동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이후 장기적 접근 방식을 취하며 다시 오스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스펜서 회장은 “현재 주가에 30%의 프리미엄을 제시하더라도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패디 그렉 오스탈 최고경영자(CEO)도 “한국 조선업체들이 우수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우리는 현재 충분히 잘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화가 지난해 12월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그룹

리처드 말레스 호주 국방부 장관은 한화의 오스탈 지분 확대 시도에 대해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스탈의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있으며 오스탈의 소유 구조가 호주의 방산 역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SEA 3000(호주 해군의 호위함 프로그램)에도 영향이 없을 전망”이라고 봤다.


호주 현지 언론은 한화의 인수 시도가 오스탈이 최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약 2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마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고도 보도했다.


또한 해당 매체에 따르면 오스탈의 최대 주주인 앤드류 포레스트와 니콜라 포레스트는 한화의 인수 시도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오스탈이 독립 경영 구조를 유지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탈의 설립자인 존 로스웰은 지난해 한화의 9% 지분 매입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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