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정제마진 약세에도 2Q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
석화·윤활유, 상반기 영업익 60% 차지…3Q 호조 기대
에쓰오일이 올해 상반기 1조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비(非)정유부문이 전체 영업익의 약 60%를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5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27일 밝혔다. 같은 시기 매출은 94.4% 늘어난 6조7110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410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1조 2002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2016년 상반기 1조 1326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에쓰오일은 “중질유 가격 약세로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좋지 않아 경제성이 낮은 역내 정제설비들은 가동률을 낮췄다"면서도 "신규 고도화 시설(RUC)에 중질유를 원료로 투입해 휘발유와 프로필렌(석유화학 원료)을 생산, 최대 가동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고 관련 이익이 1분기와 비교해 절반 이상 축소(2860억원→1390억원) 됐음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경유 등 주요 제품의 마진 개선돼 판매량, 매출액이 각각 11.6%, 25.6% 늘었다.
특히 석유화학, 윤활 등 비정유부문이 반기 영업이익의 58.8%(7057억원)를 차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윤활기유 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9.8%(1조 1858억원)에 불과하나 영업이익은 39.4%(4734억원)를 기록했다. 정유부문은 매출액(8조 6456억원), 영업이익(4945억원) 비중이 각각 71.7%, 41.2%로 사업부문별 균형 잡힌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이 같은 호조에 힘 입어 에쓰오일은 주요 설비를 모두 최대치로 가동하고 있다. 주요 생산설비 가동률은 원유정제 98.8%, 중질유 분해 103.9%, 올레핀 생산 109.7%, 윤활기유 101%다.
에쓰오일은 3분기 정유 사업의 경우 운송용 연료유의 높은 수요에 힘입어 아시아 정제마진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에쓰오일은 "하반기에도 등경유 마진은 회복세 나타낼 것"이라며 "델타 바이러스로 인한 영향이 코로나 바이러스 최초 발견됐을 때 보다 그렇게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유럽과 미국이 강력한 셧다운 정책을 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바이러스 통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수요 감축 영향이 과거 작년 보다는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석화 부문은 PO 스프레드는 차량, 건축 및 가구 업종에서의 강한 PO 파생제품 수요로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PP는 역내 설비 증설로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파라자일렌 스프레드는 PX시장 수급 균형으로 2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벤젠 역시 다운스트림의 견조한 수요와 높은 가동률로 인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실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윤활기유는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강세가 지속되는 만큼 전분기에 이어 높은 스프레드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에쓰오일은 "작년 하반기 중국, 인도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신규 엔진 오일에 대한 규제를 발표했다"면서 "하반기 이후부터는 아시아 시장에 고품질 그룹3 윤활유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탄소감축 계획과 관련해서는 "2030년 기준 탄소배출량 2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샤힌(Shaheen∙매) 프로젝트에 대해선 기본 설계를 2분기 말부터 재개했다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내년 하반기 최종 투자 의사 결정을 위한 계획을 좀 더 정확하게 산정하겠다"면서 "처음 7조원이 얘기됐으나 비용 절감 아이디어 개발 등을 통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