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내 신한·국민카드도 서비스 런칭 가능성
카드사 전체 애플페이 도입시 수수료 116억 추산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시 업계 부담 커질 듯
애플페이가 국내 시장에 상륙한지 2년이 지났다. 현대카드에 이어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도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애플페이 도입 전후로 카드시장은 급격한 변화가 발생했다. 국내에 거의 없다시피했던 NFC 가맹점이 하나둘씩 늘고 있고, 간편결제 트렌드도 애플페이로 바뀌었다. 이를 바라보는 카드업계와 소비자의 시각을 총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신한카드가 애플페이 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대카드가 국내 최초 애플페이를 도입한 지 2년 만이다. 신한카드 외 KB국민카드도 애플페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등 애플페이 도입 확산 움직임이 보이는 모양새다.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는 애플페이를 두고 카드사의 셈법은 복잡하기만 하다. 소비자 편의상 애플페이 도입·확산은 불가피한 만큼 카드사와 삼성페이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는 자사 앱 신한쏠(SOL)페이 내 애플페이 등록 화면을 노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신한카드가 빠른 시일 내에 애플페이 서비스를 런칭할 거라고 관측하고 있다.
최근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을 속속 준비하고 있다. 국민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면서 늦어도 올 상반기 내에는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 우리카드와 NH농협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이 애플페이를 속속 도입하면서 수수료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시장에 알려진 애플페이 수수료는 결제금액의 0.15%다. 지난 2023년 애플페이 첫 도입 당시 금융당국은 애플페이와 관련한 수수료 등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에 부담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못 박은 바 있다.
다만 최근 금융감독원이 국내 카드사 8곳이 모두 애플페이를 도입했을 때를 부담해야 할 수수료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약 116억원으로 추산됐다. 카드사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하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인 셈이다.
문제는 삼성페이의 수수료 유료화이다. 삼성페이를 운영하는 삼성전자는 2015년 국내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카드사로부터 별도 수수료를 받고 있지 않다.
다만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애플페이가 확산되면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고수할 이유가 없어진다. 삼성전자가 카드사들의 삼성페이 계약이 오는 8월 만료되는 가운데 해당 시점 전후로 수수료 유료화가 정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더군다나 삼성페이와 애플페이의 지난해 결제 승인금액을 살펴보면 애플페이는 2조원인데에 반해, 삼성페이는 87조원으로 추산된다. 삼성페이 결제 승인금액이 애플페이보다 43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를 선언한다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 이를 두고 카드사들은 걱정거리가 늘어난 모양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애플페이 확산에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전환 가능성은 커진 상황"이라면서도 "상위권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나서는 만큼 남은 후발 주자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도입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일각에서는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카드사에게만 수수료를 물리면 되지 않냐'라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어 불가하다"며 "단순히 경쟁사의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서 특정 카드사에게만 수수료를 물리는 것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삼성페이 수수료 부담에도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단 의견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이 높은 상황에서 도입을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한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수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미래 고객 확보와 해외결제 편의성이라는 애플페이의 장점을 수용하며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애플페이 확대에 가장 큰 허들이 되고 있는 EMV NFC 단말기 및 교통카드 사용여부도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고객과 카드사가 늘어나면 점진적으로는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