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9일 광주지법 항소심 재판에 출석했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항소부·재판장 김재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씨에 대한 항소심 3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전씨는 오후 12시 43분께 광주지법에 도착해 거동이 어려운 듯 경호 인력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승용차에서 내렸다.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동석한 부인 이순자씨가 뒤를 따랐다. 전씨는 "광주시민과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겠냐" "발포 명령을 부인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내놓지 않았다.
이날 카메라에 담긴 전씨의 외모는 몇 달 사이 못 알아 볼 정도로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의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진짜 전두환 맞나" "이전과 너무 다른데?" "어디 아픈가" "마스크 때문에 더 달라 보이는 듯" "얼굴 완전 달라졌다" "대역 쓴 줄" 등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 본인임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으로 시작됐다. 김 부장판사가 직업을 묻자 전씨는 느릿느릿하게 "현재는 직업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무직이고, 전직 대통령이셨죠"라는 판사의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주소와 본적을 묻는 질문에는 스스로 답하기 어려운 듯 이 여사가 옆에서 말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말하기도 했다.
인정신문이 끝나자 전씨는 자리에 앉은 채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판 시작 25분 만에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경호원의 부축을 받고 퇴정했다.
재판부는 전씨에게 법정 밖에서 휴식을 취하라고 지시했고, 이를 지켜본 한 방청객은 "기가 막힌다!" "XX를 하고있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다 퇴정 조치됐다.
한편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 '혼돈의 시대'에서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전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씨 측은 1심 선고 이후 '사실오인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며 각각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