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
사회자 유 감독관 진행 논란
포상금 질문 및 대통령 감사인사 강요 논란
2020 도쿄올림픽에서 활약하고 돌아온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사회자가 주장 김연경 선수에게 곤란한 질문을 거듭 던져 온라인상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9일 여자 배구 4위를 달성한 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런데 이날 공항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유애자 경기 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이 김연경 선수를 연거푸 당황하게 만든 것.
먼저 유 감독관은 대뜸 김연경 선수에게 "우리가 이번에 여자배구가 4강에 올라가서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돼 있는 거 아시죠?"라고 질문을 했다. 이에 김연경 선수는 "아… 네, 네 알고 있다"고 답하며 넘어가려고 했지만 유 감독관은 재차 "대충, 얼마? 얼마요?"라고 되물었다.
김연경 선수가 "6억원 아닌가요?"라고 말하자 유 감독관은 "이번에 한국배구연맹의 조원태 총재님께서 2억을 투척하셨고, 또 배구 국가대표를 지원해주시는 신한금융지주에서 조용병 회장님께서 2억원을 해주셨고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님께서 2억을 저희한테 주셔갖고 이렇게 6억과 함께 대한체육회에서도 아마 격려금이 많이 나갈 것"이라며 갑자기 한국배구연맹 조원태 총재,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 등을 차례차례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일단 많은 포상금을 주셔 갖고 저희가 기분 너무 좋은 것 같고, 또 많은 분들이 이렇게 도와주시고 지지해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이기 때문에 배구협회, 신한금융그룹에 모두 전부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유 감독관의 당혹스러운 질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끝난 후 유 감독관은 "우리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여자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을 하시면서 격려를 해 주셨고,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 따로 또 국민들께 감명을 준 거에 대해서 격려를 해 주셨다"며 "그거에 대해서 답변 주셨나?"라고 물었다.
김연경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니까 앞으로 더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유 감독관은 "기회가 왔다"며 더 말할 것을 강요했다. 그러자 김연경 선수는 "했잖아요. 지금"이라고 다소 당황한 모습을 보였지만 유 감독관은 아랑곳 하지 않고 "네, 한 번 더"라고 재촉했다.
결국 김연경 선수가 "감사합니다"라고 답하자 유 감독관은 "그렇죠"라고 말했다.
이후 해당 기자회견 장면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을 일으켰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무슨 진행이 저래" "대놓고 액수를 물어보는 건 실례아닌가" "대통령 찬양 말씀 강요하는 사회자 처음 봄" "여기가 북한이냐" "열심히 하고 온 선수들에게 무례한 질문이다" "사회자 적당히 해야지 내가 김연경이면 그만하자고 화낼 듯" "질문 수준 처참하다"라며 사회자를 질책했다.
또한 대한민국배구협회 자유게시판에는 "정식으로 사과하세요" "인터뷰 봤는데 기가 찹니다" "그리 생색내고 싶으신가요" 등 게시물이 올라오며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