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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통쾌한 한방이 필요한 때 [이나영의 스펙트럼]


입력 2021.08.13 07:01 수정 2021.08.12 22:11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이커머스 시장 판도 급변 속 경쟁력·혁신역량 아직 발휘 못해

공격적인 마케팅·조직개편 등 변화 감지…차별화 관건

롯데온이 지난 4월 출시 1년을 맞아 진행한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 '온세상 새로고침'.ⓒ롯데온

작년 4월 야심차게 출발한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이 출범 1년이 지났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직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 1위 롯데의 저력을 보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기다림이 아쉽지만 길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본부 대표를 선임해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걸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최근 롯데쇼핑이 발표한 2분기 성적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롯데쇼핑의 2분기 이커머스 매출은 290억원으로 작년 2분기와 비교해 10.4%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290억원에서 320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롯데온이 출범한지 1년이 지났고 새 수장이 온 만큼 이번 실적은 롯데온이 어느 정도 성장을 했고 앞으로 어떨지 가늠해보는 중요한 척도라고 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 이후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커머스업계가 연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처진다는 평가를 받는 건 어쩔 수 없이 견뎌야 할 지적이다.


이커머스 환경은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다. 지난 6월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강자로 올라섰고 쿠팡과 네이버 등은 경쟁력을 강화하며 왕좌 굳히기에 한창이다. 11번가도 아마존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인터파크, 다나와 등 이커머스 1세대 업체들은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왔고 SSG닷컴, 마켓컬리, 오아이스마켓 등은 기업공개(IPO)를 위한 채비를 서두르며 시장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 롯데온도 전통의 유통강자로서 저력을 보여줄 때다.


긍정적인 점은 나 대표가 취임한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조직도 재정비하며 변화의 바람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온은 지난 4월 출시 1년을 맞아 진행한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 '온세상 새로고침'을 시작으로 명품 할인행사, 이색 콜라보레이션 굿즈까지 통큰 프로모션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롯데온의 올 2분기 총거래액(GMV)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3% 가량 성장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과거에는 할인행사를 많이 하지 않아 별로 살 게 없었는데 최근에는 할인율도 높고 할인 품목도 다양해지면서 자주 이용하고 있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나 대표 주도로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사업부 내 온라인 사업 인력을 롯데온 소속으로 전환 배치하는 등 이커머스 조직도 일원화했다. 사업부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조직의 독립성을 보장해 이커머스 전쟁에 본격 나서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인력 이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롯데온을 아예 독립법인으로 분리시켜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프라인 백화점 중심의 조직 문화와 사업구조로 혁신을 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경쟁사들은 크게 앞서가고 있는 상황에서 뼈 속 깊은 오프라인 중심의 DNA만을 고집한다면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기는 어렵다.


조직에 디지털과 혁신의 DNA를 심어 롯데온 만의 차별화로 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 출범 당시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현실화될 지 기대해본다.


준비만 돼 있다면 현명한 소비자들은 언제든 돌아온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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