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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 메모 해석 어려워”…‘악필’ 탓에 은행털이 실패한 황당 사연


입력 2021.08.14 17:57 수정 2021.08.14 14:44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은행 강도가 쓴 악필 협박 메모. ⓒ사진 = 영국 서식스주 경찰 제공

영국의 한 남성이 은행털이를 시도했지만, 황당한 실수로 끝내 실패해 경찰에 체포됐다.


12일(현지시간) 뉴욕 포스트 등에 따르면 퇴직한 앨런 슬래터리(67)는 지난 3월 18일 오전 영국 서식스주 이스트본에 있는 한 은행 지점을 방문해 창구 직원에게 자신이 직접 쓴 협박 메모를 건넸다.


해당 메모에는 “당신을 막고 있는 차단막은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다. 그냥 10(파운드)와 20(파운드)을 내놔라. 다른 고객들을 생각하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슬래터리의 글씨는 워낙 악필이었고, 내용조차 은유적으로 작성돼 직원은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직원은 돈을 줄 수 없었고, 슬래터리는 빈손으로 조용히 은행을 나왔다.


슬래터리가 떠난 뒤, 간신히 메모 내용을 파악한 은행 직원들은 그가 강도였음을 뒤늦게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앨런 슬래터리 ⓒ사진 = 영국 서식스주 경찰 제공

1차 범행에 실패한 슬래터리는 2주 후 같은 수법으로 두 차례 더 은행털이를 시도했다.


두 번째로 찾은 은행 지점에선 직원이 악필로 작성된 메모를 금방 이해해 3천300달러(한화 380만원)를 챙길 수 있었다.


이어 마지막 은행에선 그가 강도 같지 않은 외모를 하고 있어 직원들이 저항해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확보한 CCTV 영상을 토대로 슬래터리가 2차 범행 후 버스를 탄 것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슬래터리의 주소를 확보 후, 강도 및 강도 미수 혐의로 그를 체포했다.


재판에서 슬래터리는 징역 4년에 보호관찰 2년을 선고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은행 직원들과 시민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줬다”며 “범죄의 심각성이 형량에 반영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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