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서 나란히 최고 대우로 원 소속팀과 도장
내년 시즌에도 ‘잠실라이벌’ 간판타자로 맞대결
같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두고 있는 두산 베어스와 LG트윈스의 간판선수들이 나란히 최고 대우로 원 소속팀과 도장을 찍었다.
두산이 17일 오후 1시경 외야수 김재환과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리자 LG도 이에 뒤질세라 김현수와 계약 소식을 전했다.
계약 기간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총액 115억 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현재까지는 이번 FA 시장 총액에서 최고액이다.
김현수와 김재환은 그동안 많은 비교가 됐던 외야 자원들이다. 동갑내기인 둘은 두산서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현재는 잠실라이벌 LG와 두산의 간판타자들이다. 수비 포지션도 좌익수로 같다. ‘타격기계’로 불리는 김현수와 ‘잠실 홈런왕’ 김재환은 모두 공격력에 강점이 있다.
계약 조건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공교롭게도 4년 전 김현수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KBO리그로 복귀할 때 계약했던 총액 115억 원을 이번에 김재환이 똑같이 받았다.
다만 김현수가 115억 원 계약을 따냈을 때는 당시 나이 만 30세였다. 반면 김재환은 만 34세의 나이에 똑같은 금액의 FA 계약을 따냈다. 현 FA 시세까지 고려한다면 누가 더 낫다고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이 가운데 김재환이 먼저 115억 원의 대박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자 LG는 김현수에게도 똑같은 금액을 안기며 간판타자의 자존심을 세워졌다.
매년 FA 시장에서 선수 유출을 막지 못했던 두산은 내부 FA 자원 박건우를 NC에 내줬지만 김재환을 잡는데 성공했다. 그를 잡기 위해 이달에만 세 차례나 협상테이블을 차리는 성의를 보였다.
두산은 “대체불가 자원인 김재환을 처음부터 무조건 잡는다는 방침으로 협상에 임했다. 계약기간은 애초 이견이 없었고, 금액의 경우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뒤 세부적인 것들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쳤다”라고 밝혔다.
김현수는 6년이라는 안정적인 계약 조건을 따내며 10년 동안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는 지난 4년 간 LG서 539경기에 나와 타율 0.319 649안타 70홈런 398타점 OPS 0.883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는 140경기서 타율 0.285 17홈런 96타점으로 김현수라는 이름값을 고려했을 때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지만 주장으로 어린 선수들을 이끌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내년 시즌에도 팀의 간판으로 남게 된 김재환과 김현수는 ‘잠실 더비’를 통해 또 한 번의 자존심 대결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