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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등록 전 야권 단일화, 사실상 무산…불씨는?


입력 2022.02.11 11:54 수정 2022.02.11 11:56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14일 전 단일화 성사는 사실상 무산

투표용지 인쇄 28일, 2차 데드라인

'이미 실기' vs '불씨 여전' 의견 팽팽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이 끝난 뒤 합장을 한 채 인사하며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3·9 대선의 중요한 변수로 평가되는 야권 후보 단일화가 1차 데드라인으로 꼽혔던 후보 등록일(13~14일) 이전에 성사되기는 사실상 어려워진 모습이다. 투표용지 인쇄일(28일) 혹은 대선 당일 전까지도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셈법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의 시선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쏠려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는 데 반해 안 후보 측은 "단일화는 없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공개적인 행보와 달리 물밑에서는 여야 후보 측 모두와 구체적인 단일화 조건을 논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신빙성이 큰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선거 비용 문제를 들어 안 후보의 완주 가능성을 일축하며 그의 사퇴를 통한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5일이 임박했음에도 선거사무소 설치 등을 비롯한 국민의당 측의 실무적 움직임이 없다는 게 이 같은 예측의 배경이다.


하지만 이태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은 11일 "안 후보가 본인 돈을 기꺼이 내놓으면서 착실하게 선거 준비를 마쳤다"라며 "(안 후보 사퇴 가능성 거론은) 올바른 행태가 아니다. 안 후보가 돈이 아까운 사람이었다면 자신의 재산 절반을 사회에 내놓았겠는가"라 반문했다.


이 본부장은 "국민의당이 의석이 3석밖에 안 돼 국고지원금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데, 안 후보가 본인 돈을 내놓으셔서 착실하게 선거 준비를 마쳤다"라며 "유세차량의 계약도 마쳤다"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후보 간의 담판을 통해 단일화를 신속하게 마무리 짓자는 뜻을 전한 데 대해서도 이 본부장은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하는데 커피 한잔 마시고 10분 안에 끝날 수 있는 사안인가"라며 "민주당의 책임 있는 분들이 단일화에 대한 논의나 접촉을 요청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 후보의 응답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후보 등록일 이전 단일화 성사는 물거품이 되면서 시선은 오는 28일로 향한다. 투표 용지에 단일화로 인해 중도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용지 인쇄일 전 단일화를 이뤄낸다면 후보 이름 옆에 사퇴라는 표시가 찍혀 단일화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다는 평가다.


단, 이 경우 공식선거운동 비용 해결 등의 추가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15일부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광고마케팅 및 인건비 등 예비 후보 등록 이후부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중도에 그만두는 후보는 해당 비용을 국가로부터 보전받을 수 없기에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부분도 고려사항에 추가될 것"이라 언급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논의가 이미 실기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 평가와 여전히 불씨는 살아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혼재하는 모습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전날 오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금 시기적으로 과연 단일화를 하자고 하는 얘기가 맞는 얘기인가"라며 "지금까지는 다 각자 자신만만하게 해오다 이제 와서 단일화를 하자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어느 정도 자기가 양보를 할 수 있는 그런 아량이 있어야 단일화를 하는 거지 그렇지 않고는 단일화가 될 수 있겠나"라 비판했다.


반면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생각한다면 금액이나 조건 등 세세한 부분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며 "당사자인 후보들을 비롯해 양 측의 구성원들이 조급함을 버리고 신중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에 나선다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후보들의 강한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 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또한 '단일화 반대'라는 그간의 강경했던 입장에서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오전 열린 미래 리더스 포럼 초청 강연 직후 취재진과 만나 "정치적인 계산으로는 단일화가 크게 도움이 안 될 수 있지만 눈살을 찌푸릴 만한 야합 없이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마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안 후보가 대의를 위해 조건 없이 단일화를 판단한다면 그 자체는 높이 사고 칭찬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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