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익산 연달아 찾아 민심 호소
민주당 '호남 홀대론' 적극 부각해
"발전 안 시켜 의지하게 만드는 것"
"내가 대통령 되면 군산경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번영할 것"
3·9 대선 국면에서 호남 민심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2일에도 전라북도 군산과 익산을 찾아 '지역경제 발전'과 '국민통합'을 키워드로 표심을 호소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5시 군산시 신금길에 위치한 군산공설시장을 찾아 유세를 진행했다. 그는 "군산이 과거 대한민국의 주요 무역 산업 도시였는데, 오랜만에 오니 지역 분위기나 경제가 많이 위축된 느낌을 받았다"라며 지역 핵심 산업시설이었던 한국GM과 현대중공업의 철수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으면서도 줄곧 지역 경제는 홀대해 왔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각종 기업유치와 인프라 구축이 되레 민주당의 득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의도적으로 지역 경제 발전을 막은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던진 것이다.
윤 후보는 호남 지역 최대 도시인 광주광역시에 복합쇼핑몰이 없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을 겨냥해 "광주시민이 원하고 기업이 가겠다는 것을 막는 그런 정권이라면 어떻게 호남을 발전시키겠느냐"라며 "올 생각이 없는 기업도 여러 좋은 조건을 제시해 유치해야 되는게 정부인데 주민이 원해도 반대를 한다. 그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 지적했다.
전날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 보상 범위를 늘리자는 국민의힘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윤 후보는 이 점을 거론하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기업이 복합쇼핑몰을 여는 것은 막아놓고 이런 모순된 행동을 하는 이유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며 "이게 호남의 지역민과 지역을 위한 것인지, 자기들의 집권 유지에 '호남 기업 유치'가 도움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인지"라 의구심을 표했다.
그러면서 "지역 발전을 계속 안 시켜서 자신들에 의지하게 만들고, 어려운 경제 여건 때문에 민주당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독점정치의 폐해를 보여주는 게 아니면 도대체 주민이 원하는 온다는 기업을 왜 막는가"라 재차 물었다.
군산시민들을 향해 윤 후보는 "제가 정부를 맡게 되면 조선소를 다시 재가동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인센티브를 줄 뿐만 아니라 우량기업들이 군산에 들어올 수 있도록 많은 여건과 인센티브를 제공해 지역경제가 여러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게 번영하고 성장하게 만들 것"이라 약속했다.
'국민통합' 키워드로 '상식 있는 민주당'과 협치 약속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 아니다
노무현이었다면 이재명 대장동 비리 결코 좌시 안 해"
한편 윤 후보가 이날 호남을 찾아 내세운 또 하나의 키워드는 '국민통합'이었다. 그는 군산유세 직후 찾은 익산역에서 "저는 정치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정치적 부채가 어느 곳에도 없기에 지역주의의 볼모도 아니다"라며 "어떤 계층이나 계파에 부채가 없으며 영호남 지역감정 내지 선입관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 자신을 설명했다.
그는 여러 차례 대통령이 되면 민주당과 협치를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단, 그가 언급한 협치는 이재명 후보의 민주당이 아닌 故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이 살아있는 '양식 있는 민주당 인사'들과의 협치라 거듭 강조했다.
윤 후보는 "제가 정부를 맡게 되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합리적으로 협치해서 국민통합을 이루고 모든 계층과 지역의 국민들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정치를 해나갈 생각"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의 민주당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당이 아니다"라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원칙 없는 승리'보다 '원칙 있는 패배'를 선택한다고 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계셨다면 이 호남 주민들이 원하고 기업이 들어오겠다고 하는 복합쇼핑몰 유치를 먼저 추진하셨지 반대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겨냥해서도 윤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계셨다면 저렇게 도시개발사업에 3억 5000만 원을 들고 가서 1조 원을 들고 나오며 시민들의 재산을 약탈하는 부정부패를 결코 좌시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말했다.
윤 후보는 "대장동 뿐 아니라 백현동과 정자동, 성남FC와 코나아이까지 이런 셀 수 없는 비리의 몸통으로 지목받는 사람이 어떻게 5000만 국민의 운명을 결정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겠는가"라며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만든 민주당의 주역들이 바로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의 부패와 무능과 무도함을 만들어 낸 바로 그 주역들"이라 비판했다.
"군산에 조선소 재가동·우량 기업 유치 인센티브↑
익산에 식품클러스터·국제식품비즈니스센터 유치"
23일 정읍·목포·김대중 생가 찾아 호남 공략 지속
익산시민들을 향해 윤 후보는 "익산 지역은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이 멀리 펼쳐져 있는 대농지다. 이 지역이 세계적인 식품 클러스터로 발전할 수 있게 키울 것"이라며 "여기에 4차 산업혁명 첨단기술을 적용해 스마트농업과 가공업을 통한 한식의 세계화를 이뤄 익산을 거점도시로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함께 유세에 참석한 정운천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과 전북 남원을 지역구로 하는 이용호 의원이 윤 후보를 향해 ▲식품클러스터 2단계 조성과 ▲국제식품비즈니스센터 조성을 약속해달라고 하자, 윤 후보는 최근 '59초 쇼츠 공약'에 삽입돼 화제를 모았던 "오케이, 빠르게 가!"라는 대사를 현장에서 선보이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유세를 모두 마친 윤 후보는 23일에도 호남에 머물며 민심 공략을 지속한다. 오전 10시 전북 정읍시에 위치한 동학농민혁명운동 기념관을 참관 후 오후 1시엔 전라남도 목포로 옮겨 시민들 앞에서 유세를 진행하고, 오후 3시 30분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을 찾아 생가를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