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0억 초과 가맹점, 인상률 2% 알려져
일부 가맹점 인상 반대…수수료 협상 난항
카드업계와 대형 가맹점간 수수료 협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대형가맹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속에 따른 영업 악화를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지난달 말 대형 가맹점을 상대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후 이달 초 협상에 돌입했다. 대형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1.8~2% 수준이지만 카드업계는 2% 안팎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업계를 시작으로 항공·통신·대형 유통업계 등과 협상을 이어나가간다. 이들 대형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의 4.5% 가량을 차지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목적으로 연매출 30억원 미만인 영세·중소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최대 0.3%p 내리는 개편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변경된 일반 카드 개맹점 수수료율은 지난달 31일부터 적용됐다.
영세 가맹점의 경우 금융당국이 카드사 수수료율 조정을 위해 3년마다 적격비용 재산정을 추진하고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반면 대형 가맹점은 카드사와 개별협상을 통해 수수수료율을 정한다. 대형 가맹점 수수료 협상·재계약 주기는 3년이며 상한선은 2.3%로 책정돼 있다.
현재 카드업계는 영세·중소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인하했기 때문에 중·대형 수수료율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형 가맹점들이 수수료 인하를 요구함에 따라 올해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00년대 초 이마트는 BC카드의 수수료 인상 통보에 반발해 가맹계약을 해지한 후 7개월이 지나 수수료율 협상을 다시 진행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019년에는 일부 대형 가맹점이 신한·삼성·롯데카드의 카드 결제를 거부한 사례도 있었다.
대형 가맹점들은 올해도 코로나19로 영업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수수료 인상은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대형 가맹점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 배경과 카드사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가맹점들도 코로나19로 인해 영업 악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수수료 인상에 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에 카드업계는 대형 가맹점이 전체 가맹점 중 비중이 4.5%에 불과하지만 대부분의 카드 결제는 대형 가맹점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세·중소 가맹점의 수수료가 줄면서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됐고, 그 결과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인상하는 상황까지 왔다”며 “카드사들은 당연히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얻는데, 대형 가맹점 위주로 산업이 확대되고 소비가 쏠리는 만큼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와 일부 가맹점들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2차 협상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수료율 협상은 매번 난항을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