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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發 소비자물가 '폭탄'…유탄 맞은 증시


입력 2022.02.28 11:12 수정 2022.02.28 11:17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올해 코스피‧코스닥 10% 넘게 빠지며 '휘청'

대선 이후가 더 문제…"스태그플레이션 우려"

2월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거리에서 우크라이나군 장갑차들이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AP/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유가가 치솟고 원자재‧곡물 가격 인상이 더해지며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4%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선 "전쟁 보다 무서운 게 물가"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11시5분 현재 1.75(0.07%) 오른 2678.51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난 24일 심리적 지지선인 2700선이 깨진 뒤 2600선에 머물고 있다. 전쟁과 물가상승이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코스피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인 2977.65에 비해 10.3% 빠진 상황이고, 코스닥도 두 달 동안 15.6% 하락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움직임에 우크라이나가 전운에 휩싸이면서 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다.


특히 시장에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경기가 둔화된 상황에서 '물가 상승'이 증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을 붙인 격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24일 국제유가 상승을 반영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올려 잡았다. 한은의 3%대 물가 상승률 전망은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대외 변수가 국내 물가와 증시를 좌우하는 '통제불능 상황'도 거론하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물가 상승 압력과 이에 따른 2차 가공업체들의 원재료 가격 인상 부담이 가중되는 구간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지정학적 리스크에 좀 더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월 대선 이후 물가급등…"스태그플레이션 망령"


문제는 3.9대선 이후다. 시장에선 최근 4개월간 3%대를 기록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대선 이후 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치솟은 물가는 증시를 짓누르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전력은 대선 직후인 4월과 10월 전기요금을 올린다고 밝혔고, 한국가스공사는 5월부터 세 차례 가스요금을 인상한다. 여기에 고속도로 통행료, 철도요금, 상하수도 요금도 2분기 이후 인상이 예고됐다.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억누른 물가가 일제히 튀어오를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시장에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증시 허니문(대선 직후 증시 상승)'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경제적 제재가 본격화되면,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가 함께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을 넘어 서방과 러시아 간 신냉전 국면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높일 수 있는데, 경기둔화에도 금리를 올려야 하는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망령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주요한 이슈이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흐름이 금리 변동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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