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지누스 인수…인테리어‧건자재 이어 매트리스까지 영역 확대
향후 고부가 수면시장 진출도…“추가 인수나 협업 등 검토”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 3사 온‧오프라인 경쟁 본격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리빙’ 카테고리가 유통가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를 비롯해 신세계, 현대백화점, CJ그룹 등 주요 유통 대기업들이 지분투자나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2일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경영권 포함)를 7747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지누스는 글로벌 온라인 넘버원 가구·매트리스 기업으로, 2006년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캐나다와 호주, 일본, 그리고 영국·독일·스페인 등 유럽에도 진출해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딜은 현대백화점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 인수로 리빙 사업부문에서 매출 3조6000억원의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 규모로 발돋움하게 됐다.
지난 2012년 인수한 현대리바트의 가구·인테리어 사업과 2019년 계열사로 편입한 현대L&C의 건자재 사업에 이어 지누스의 글로벌 가구·매트리스 사업까지 추가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리빙 4대 핵심 사업으로 육성…유통 3사 리빙 대전 개막
이번 M&A는 유통·패션·식품 사업부문과 함께 그룹의 4대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인 리빙 사업부문에 집중하려는 정지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은 미래 청사진이 담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리빙 사업부문을 2030년까지 2021년(2조5000억원)대비 약 두 배인 5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 기반의 수면시장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슬립테크(수면 기술) 전문 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나 협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이 지누스를 품게 되면서 한샘을 품은 롯데, 까사미아 인수에 성공한 신세계 등 유통 3사의 리빙 대전 구도가 완성됐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2018년 까사미아(현 신세계까사)를 인수했고, 롯데는 작년 한샘 인수전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리빙 카테고리는 명품과 함께 백화점 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지속하면서 위기에 빠진 백화점의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현대백화점의 참전으로 백화점 등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샘은 자사 온라인몰인 한샘몰을 통해 온라인 커머스 채널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신세계까사도 굳닷컴에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입점을 확대하며 올해 흑자전환 달성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작년 신세계그룹 정기인사에서 신세계까사 신임대표로 이커머스·인수합병 전문가인 최문석 대표를 영입하면서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부사장, 에누리닷컴(현 써머스플랫폼) 대표이사. 여기어때컴퍼니 대표이사를 거쳐 작년 10월 신세계까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CJ온스타일, 콜렉션비 이어 생활공작소 투자…리빙 경쟁력 강화 본격화
CJ그룹은 CJ온스타일(CJ ENM 커머스부문)을 앞세워 리빙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지난달 프리미엄 리빙 플랫폼 '콜렉션비'를 운영하는 브런트에 3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이번에는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생활공작소’에 직접 투자에 나섰다.
IMM인베스트먼트, 에이벤처스 등 벤처캐피탈(VC)과 함께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A에 공동 투자자로 참여한 CJ온스타일은 올 초 패션, 리빙 등 핵심 카테고리 강화 및 연관 밸류체인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2배 이상으로 직간접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생활공작소는 지난 2015년 브랜드 출시 이후 매년 빠른 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생활용품 D2C 브랜드 1위 스타트업이다. 현재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14개국에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 또한 넓혀가고 있다.
배민욱 CJ온스타일 성장추진팀 부장은 “생활용품은 유행을 타지 않고 구매주기가 짧으며 반복구매가 용이해 브랜드력이 확보되면 빠른 점유율 확대가 가능한 카테고리”라며 “생활공작소는 국내 60여개 다양한 채널에 진출해 향후 신규 카테고리 확대 시 더욱 빠른 성장이 예상돼 투자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CJ온스타일과 ESG, 친환경 컨셉의 콜라보 상품 개발 및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와 연계한 콘텐츠, 프로그램 기획 등 다양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