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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년째,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서 각자 길 찾는 국내 영화제들


입력 2022.03.26 10:46 수정 2022.03.26 10:4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전주국제영화제, 올해는 온피프엔서 온라인 상영 병행

광화문단편영화제, 온라인으로 전환

평택국제영화제는 대면으로 가닥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상을 덮친 지 3년째, 올해는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확산세가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염성과 치명률이 낮아지며 방역 기준이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개막을 앞둔 영화제들이 코로나19 중 행사를 치러냈던 경험을 발판 삼아 각자의 길을 찾고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됐던 2020년 전주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 국내 영화제들은 웨이브·왓챠 등 토종 OTT, 포털, 유튜브 등과 협업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며 대응에 나섰다.


특히 전주국제영화제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이후 코로나19를 마주한 후 처음 맞는 국제영화제로서 향후 영화제들의 레퍼런스가 됐다. 2020년 전주국제영화제는 4주 연기한 후 극장, 온라인, 오프라인 장기 상영을 택했다. 당시 5월 28일에 개막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이후 9월 20일까지 전주 상영관과 CGV와 연계해 서울에서 장기 상영회를 진행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초 예정돼 있던 영화제를 2주 연기하고 규모를 축소해 오프라인으로 개최했다. 영화의 전당 5개 스크린과 36석을 보유한 부산 인디플러스에서 작품당 상영 횟수 1회로 제한해 192편을 선보였다.


이외에 부천판타스틱영화제는 왓챠와 협업,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웨이브와 손잡고 온라인 개최로 진행했다. 2021년에도 영화제들은 오프라인의 비율을 높이더라도 온라인 상영도 놓지 않았다. 오프라인을 고집했던 부산국제영화제도 지난해는 한국 단편 경쟁 부문 12편, 아시아 단편 경쟁부문 10편을 네이버와 시리즈온과 유튜브를 통해 상영을 실시했다.


올해도 많은 영화제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손에 쥐고 관객들을 맞이한다.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 일원에서 열린다. 230여 편의 영화가 총 18개 섹션으로 나눠 500회차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에는 영화제 전용 플랫폼 온피프엔과 함께 한다.


4월 1일 개막하는 제7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함께 진행하되 오프라인에 더 비중을 뒀다. 기존 5일이었던 영화제 기간을 5일 더 늘려 열흘로 재정비했고, 400대의 드론이 비행하는 드론 라이트쇼와 산악스포츠를 대표하는 클라이밍 체험, 숲 산책, 낮 하늘의 별구경, 스위스 전통악기 클래스, 캠핑하며 영화제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총 148편의 상영작 중 자체적으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개하는 온라인 상영은 44편이다. 나머지는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오는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올해 첫 선을 보이는 평택국제영화제는 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평택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온라인 상영은 유출이 될 수 있는 우려가 있어서 최대한 배제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6월쯤 상황을 봐야 하겠지만 영화제 온라인 상영을 통한 유출과 복사를 막을 방법이 따로 없어 많은 관계자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예 온라인 영화제로 전환을 선언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아사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이름을 바꾼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는 올해부터 출품부터 상영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글로벌 독립영화 플랫폼인 무비블록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의 온라인 국제 영화제로 발전시킬 것이며, 신예 감독의 등용문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단편영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운용 방침을 변경한 배경을 설명했다.


개최 시기 또한 오는 6월과 12월, 연간 2회 개최로 전환하면서, 뛰어난 창작자의 발굴과 단편영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상금과 제작지원의 규모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개최와 장기 상영은 간편하고 안전하게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비대면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본 영화제라면, 이를 다시 넣어두는 것은 어렵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창작자와 관객들이 한 공간에서 만나 소통의 장이 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영화제의 특성을 저하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이제는 비대면이 일상이 현재, 많은 사람들이 영화의 정의를 다시 내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영화제도 변화에 유기적으로 대응하며 2022년 정상 개최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2년 동안 코로나19 속에서 영화제를 완주한 경험, 방역 관리, 디지털 관람 기술 등이 모여 매년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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