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투자주의·경고종목' 지정
에디슨EV 사례 전철 밟을 가능성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드는 그룹들이 난입하자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며 시장조치는 줄을 잇고 있다. 계속된 투기성 주문 지속으로 쌍용차 관련주의 거래정지 리스크도 커졌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쌍방울그룹과 KG그룹 등은 쌍용차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는 법률적 대응을 통해 쌍용차 인수 추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고, 이엔플러스는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가 돌연 검토를 중단했다.
시장에 쌍용차 인수를 둘러싼 소식이 매일 같이 쏟아지자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단기간에 극심한 변동성이 관측되며 쌍용차 관련주 상당수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로부터 시장경보 조치에 취해졌다.
가장 먼저 인수전에 뛰어든 쌍방울의 주가는 채 열흘이 안되는 기간 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달 31일 쌍방울그룹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수 작업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주가는 단번에 24.01% 뛰었다. 쌍방울의 주가는 이어진 3거래일 간 108.27%나 폭등했다.
쌍방울은 이후 3거래일은 연달아 추락했다. 쌍용차 인수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탓이다. 이 기간 변동률은 -31.30%나 됐다.
KG그룹주도 들썩였다. KG그룹은 지난 6일 쌍용차 매각 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의사를 전달했다. 이날 이후 KG동부제철 주가는 42.53% 뛰었고, 우선주는 118.31% 폭등했다. KG케미칼과 KG ETS도 각각 20.46%, 16.24% 올랐다.
반대로 이엔플러스는 쌍용차 인수전에서 발을 뺀다는 소식에 지난 5일 이후 4거래일 간 33.78% 추락했다.
현재 KG동부제철 우선주는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됐고, 쌍방울과 쌍방울의 계열사 광림은 투자경고종목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쌍용차 관련주에 대한 투기성 자금이 추가로 몰릴 경우 연쇄 매매거래 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시감위는 투자경고와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고도 주가가 급등하면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시키고 있다.
이미 거래정지에 처해진 곳이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에디슨EV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 실패 후 감사의견 '거절'에 따라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지며 지난달 30일부터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에디슨EV 자회사 유앤아이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쌍용차 M&A 진행상황을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감시 강화에 따른 각종 처벌조치도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쌍용차 관련주 등에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된 경우 엄중 조치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최근 상장기업의 인수를 통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본시장을 악용함으로써 시장 신뢰성이 저하되고 투자자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정 테마주에 대하 신속한 대응을 위해 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체계적으로 협력하고 관련부서와 긴밀하게 공조해 조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