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R 관련 앱·명상 플레이리스트 늘어나
플로, 루시드폴의 '사운드 제주' 선보여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달래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처마 밑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는다. 재택근무를 할 땐, 스타벅스 입체음향을 재생한다. 이 씨는 "상황에 몰입하거나 쉴 때 ASMR에 손이 더 간다. 집중해야하는 영상보다 부담감이 적어 선호한다"라고 전했다.
ASMR이나 백색소음을 듣는 이유는 각자 다르다. 본인의 시간을 주도적으로 메우고자 위함도 있을 것이고, 공간을 메우는 도구로 찾아 듣는다. 또 잠을 자기 위해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멀어지고 심신의 안정을 취하기 위해, 특정 공간과 설정에 몰입하고자 ASMR을 검색한다. 공통점은 ASMR만 가만히 듣고 있는 '감상'이 아닌 배경으로 활용을 한다는 점이다.
영상은 화면을 계속 보고 인과 관계를 이해해야 해 집중을 계속해야 하지만, ASMR은 틀어놓고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기 때문이 무언가를 하기 위한 준비 배경으로 자주 선택되는 것이다.
이에 ASMR 관련 앱이나 명상음악 관련 플레이리스트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유튜브에는 'ASMR 비 오는 밤 부드러운 재즈가 흐르는 카페'는 282만 회, '여유로운 오후, 성수동 카페에서', '조용한 새벽, 아무도 없는 공원 쏟아지는 빗소리'는 253만 회, '텐트 안에서 듣는 빗소리'는 1383만 회, '비행기 ASMR'은 124만 회를 기록 중이다.
플로는 가수 루시드폴과 함께 바다, 숲, 공항 등 공간의 소리와 내레이션을 더한 '사운드 제주'를 선보였다. 레고그룹은 귀로 듣는 휴식을 선사해 줄 레고 ASMR 음원 '레고 화이트 노이즈'를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레고그룹은 레고 브릭이 만들어 내는 고유한 소리를 완벽하게 담기 위해 1만 번 이상의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의 ‘캄’(Calm), ‘헤드스페이스’(Headspace)을 비롯해 마보, 파도, 코끼리-마음 챙김, 블림프 등 국내 명상 앱도 늘어났다.
대전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오 씨는 가요와 함께 백색소음이나 로파이(Lo-fi) 음악을 곁들일 때가 있다. 오 씨는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손님이 많기 때문에 거슬리지 않도록 가사가 없는 로파이 플레이리스트를 틀기도 한다. 카페 분위기와 어울리는 로파이 음악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틀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 모 씨는 "잠이 안 올 때 보면 작은 소음에 집중하게 되는데, 잠에 들기 위해 ASMR 영상을 찾아본다. 평소 차 안이나 비행기에서 잠을 잘 자기 때문에 그 공간을 살려주는 ASMR을 듣는다. 이어폰을 끼면 외부 소음도 차단되기 때문에 일상적인 소리 들으면서 조금 더 편안하게 잘 수 있다"라고 ASMR을 선호하는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