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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계, 1분기 두 자릿수 매출 확대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22.05.13 06:46 수정 2022.05.12 16:14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매출 80% 차지하는 中 보따리상 유치 ‘수수료 전쟁’ 재현

현금 흐름 중요한 면세점, 많이 팔수록 손해커지는 악순환

해외 여행객 신속항원검사 대체 등 방역규제 완화 절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모습.ⓒ데일리안

면세업계가 1분기 큰 폭의 매출 상승에도 표정이 어둡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업계 큰 손인 중국 보따리상 유입이 줄면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수수료 전쟁이 재현되고 있어서다. 일반 해외 관광객 유치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경쟁국에 비해 강도 높은 방역규제로 인해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면세점 4사 중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를 제외하고 3사의 1분기 수익성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신라면세점은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지만 작년 1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70% 급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영업손실 21억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40억원의 적자를 냈다.


업계에서는 1위인 롯데면세점도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중국 보따리상 유입이 줄고,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수수료가 치솟으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1분기 내내 중국 정부의 보따리상 출입국 관리가 강화된 것이 배경이 됐다. 올림픽 이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지만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도시가 봉쇄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그나마 한국을 찾는 보따리상을 유치하기 위해 수수료율이 30~40%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매출액이 늘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가 됐다.


면세점은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구조다 보니 원활한 현금 흐름이 중요하다. 보유 현금이 있어야 다른 상품을 매입하고 이를 통해 제조사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유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명품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엔데믹 전환으로 내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높아지면서 면세점업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업계의 속사정은 정반대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이커머스 등에서 내국인 해외여행 상품 판매가 연일 매진되는 등 수요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면세업 자체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산업이다 보니 내국인 매출 비중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도움은 되지만 현 상황을 타개할 만큼 비중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열려 방한 관광객이 증가하는 것이 실질적인 해결책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강도 높은 방역규제에 발목을 잡혀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인천공항의 야간 항공기 운항 통제와 비용 부담이 높은 PCR 검사 등이 꼽힌다.


정부는 방역관리를 위해 2020년 4월부터 인천공항의 야간 착륙(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을 금지하고 있다. 해외 주요 노선을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들이 가격경쟁력을 위해 주로 이 시간대를 이용하고 있는 만큼 관련 규제로 인해 관광객 유치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여행객이 국내에서 받아야 하는 PCR검사도 방한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에서는 해외입국자에게 PCR검사나 자가 격리를 요구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의 경우에도 입국 전 1번의 PCR검사를 포함해 총 3번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 미성년자의 무격리 입국도 허용되지 않아 가족단위 여행객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등 지역에서는 여전히 한국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방역절차나 비용 문제로 고민하는 여행객들이 많다”면서 “다른 나라들처럼 가격이 저렴하고 대기시간이 짧은 신속항원검사로 대체하는 등의 규제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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