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여부 따라 인식 수준 달라…확진 경험자, 33.8%만 "심각하다" 생각
코로나19, 개인·사회 위협으로 보는 인식 87.8%→39.8%으로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한 국민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해제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34.0%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로 인한 이득이 더 크다는 인식은 21.7%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유명순 교수팀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감염 인식 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7%포인트(p)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건강 영향과 피해 등 결과의 심각성에 대한 질문에 '심각하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39.8%로, 2020년 1월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였다. '보통이다'는 응답이 42.5%로 가장 많았고, '심각하지 않다'가 17.7%였다.
특히 코로나19 확진 경험 여부에 따라 위험 인식 수준이 달랐다. 확진 경험이 있는 경우는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36.8%)과 감염되면 결과가 '심각하다'는 응답(33.8%)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확진 경험이 없는 경우 자신의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14.8%) 비율은 꽤 낮았으나, 감염될 경우 그 결과가 '심각하다'는 응답(42.0%)의 비율은 상당히 높았다.
코로나19를 개인과 사회의 위협으로 보는 인식은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가 내 건강과 안녕에 큰 위협이라는 인식은 2020년 8월 87.8%에 달했으나 이번 조사에서 39.8%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사회의 건강과 안녕에 큰 위협이라는 인식은 85.5%에서 49.9%로 내려왔다. 유 교수는 "코로나19 위험 인식에 대한 응답 변화를 통해 이제 코로나19가 우리 국민들에게 이전과 같은 중대한 위협을 의미하지 않게 됐음을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 조치에 대한 국민 의견은 '위험과 이득이 비슷하거나 같다'(40.3%), '위험이 이득보다 크다'(34.0%), '이득이 위험이 크다'(21.7%) 순이었다. '모르겠다'(3.9%)는 응답도 있었다. 위험이 크다는 응답자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로 방역에 대한 무관심, 실내 마스크 착용 등에 대한 주의가 떨어지는 등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이득이 크다는 응답자는 야외 활동 증가, 체육 활동에서의 호흡이 용이해지는 등 일상생활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유 교수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로 인한 위험이 이득보다 더 크다는 인식이 반대의 경우보다 높게 나타난 건 시사점이 있다"며 "거리두기 조치 대부분이 해제된 가운데 마지막 보루와 같은 실내 마스크 착용에 심리적으로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