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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드는 태양광?…한화·현대·OCI "수혜까지 갈 길 멀어"


입력 2022.06.01 06:00 수정 2022.05.31 15:05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U 등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국내 태양광 기업 '들썩'

각 기업 연구개발·투자 '올인'…원가 부담 해소 없이는 '적자' 우려도

한화큐셀의 저탄소 모듈이 설치된 프랑스 지앙 소재 55MW 태양광 발전소.(자료사진)ⓒ한화큐셀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각국이 러시아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확대하면서 국내 태양광 산업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태양광 셀·모듈 수출 비중이 절반을 웃도는 만큼 수혜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다. 다만 수익에 발목을 잡고 있는 원재료·물류 비용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이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확대 정책에 국내 태양광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큐셀, 현대에너지솔루션, OCI 등의 주가는 이번주 연일 강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시장의 관심에는 유럽의 'REPowerEU(리파워EU)' 정책이 한몫하고 있다. 최근 유럽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기존 40%에서 45%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화석 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태양광 산업을 적극 육성해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을 2025년 320GW(기가와트)에서 2030년에는 600GW로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 설치도 대대적으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상업용 건물 및 공공건물을 비롯해 신축 주거용 건물에도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한다. 이 같은 정책 추진을 위해 2027년까지 총 2100억 유로(약 279조원)를 투입하겠다고도 했다.


주요 보고서들도 글로벌 재생에너지 산업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많은 유럽 연합 국가들은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배치를 가속화할 계획이며 독일, 네덜란드, 포르투갈은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 계획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수혜 기업으로 지목되는 한화솔루션, 현대에너지솔루션, OCI 등은 이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해 발 빠르게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한국과 미국에 약 3800억원을 투자해 고효율의 탑콘 셀과 모듈을 생산하기로 했다. 국내에는 탑콘(TOPCon) 기술을 활용한 셀 라인 신설을 위해 약 1800억원을 투자하며 미국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해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한다.


탑콘은 N타입 웨이퍼를 기반으로 생산한 셀에 얇은 산화막을 삽입, 기존보다 발전 효율을 약 1%p 높인 제품이다. 이번 투자로 한화솔루션은 국내 최대 규모인 5.4GW의 셀 생산량을 확보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탑콘 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 태양광 모듈 공장의 경우 2023년 상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에너지솔루션도 초고효율 태양광 HJT(Hetero-junction Technology, 이종접합 기술) 제품 개발에 나서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HJT는 단결정 실리콘 전, 후면에 비정질(非晶質) 실리콘을 코팅한 구조로, 광전환 시 표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해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HJT 제품 개발로 기존 제품 대비 셀 효율을 2% 이상, 모듈 효율은 현 21%에서 23%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출시는 2025년이 목표다.


폴리실리콘ⓒ한화솔루션

다만 태양광업체들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더라도, 높은 원자재 가격과 물류 비용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적자 수렁을 탈피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태양광 사업이 있는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 1분기 영업손실은 1142억원에 달한다. 물류비 상승과 더불어 폴리실리콘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국제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30달러 내외로 여전히 강세인데다 운임도 크게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2분기에도 적자가 확실시된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한화솔루션에 비하면 나은 편이나 이익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특히 회사측은 분기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태양광 수요 증가 및 최근 폴리실리콘 및 웨이퍼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결국 태양광업체들은 높은 원가 문제를 해소해 적자 구조에서 하루 빨리 탈피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후 대책 관련 수혜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선행된 뒤에라야 기대할 수 있는 중장기 호재라는 진단이다.


A업체 관계자는 "최근 주요국에서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며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원자재 쇼티지(공급부족) 및 가격 문제, 운송 비용 문제가 아직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움직임이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수익 개선으로 연결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B업체는 "탄소중립목표 달성을 위해 태양광 산업이 주요 재생에너지원으로써 주목받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R&D투자로 고효율 제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해 관련 시장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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