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SGI, 3일 ‘수출경기 현황과 주요 리스크 요인’ 보고서
하반기 이후 대외 복합리스크 확대로 수출 불안요인 커져
"민관협력체계 구축, 환율 안정 도모, 수출구조 개선 필요"
중국 성장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리스크 확대로 우리나라 수출이 올 하반기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일 ‘수출경기의 현황과 주요 리스크 요인’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이후 대외 불안 요인 확대로 수출 사이클 전환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전기대비)인 0.7% 중 외수 부문이 1.4%p를 기여할 정도로 수출은 국내 경제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도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 약화,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내수 회복모멘텀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2%대 후반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한 수출경기 유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4大 리스크...중국 성장둔화·러-우 전쟁·미 통화긴축·엔저 장기화
SGI는 국내 수출의 주요 리스크로 ▲중국 성장둔화 ▲러-우 전쟁 ▲미국 통화긴축 ▲엔저 장기화 등을 꼽았다.
IMF가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2022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성장모멘텀 약화’와‘제로 코로나’정책 시행에 따른 주요 대도시 방역 강화 등으로 기존 4.8%에서 4.4%로 하향조정한 가운데 보고서는 “미국 정부의 중국을 향한 외교적 압박도 심화되는 상황에서 올해 중국 성장률은 3%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GI는“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수출 중 중국에 약 4분의 1 정도 의존하고 있어 중국 경기 위축은 곧 국내 성장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이 10% 줄어들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56%p, 20% 감소 시 마이너스 1.13%p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도 국내 수출의 걸림돌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 중 대러시아 비중은 1.5%, 대우크라이나는 0.1%로 매우 작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봤다.
다만 “전쟁 장기화 시 러시아 교역비중 높은 EU 경제 위축, 필수 원자재 수급차질, 러시아산 중간재 공급 감소 등 간접적 경로를 통해 국내 수출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통화긴축 후 신흥국 금융불안 가능성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양호한 노동시장 여건과 인플레이션 대응으로 금리인상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며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 기준금리가 금년 말에 2%대 후반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발생한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재정취약국 금융 불안과 수요 위축이 현재에도 재현될 수 있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2015년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신흥국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9.3%, 2016년 마이너스 6.3%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엔저 장기화도 우려했다. 환율은 올해 4월 977원, 5월 985원으로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000원대를 하회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제품의 브랜드, 품질경쟁력 등이 높아지며 수출에 있어 과거보다 엔저 영향력 줄어든 것 사실이나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 등 일부 주력 품목은 여전히 주요국 시장에서 일본과 경합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엔화 약세와 국내 수출 간 관계는 세계경기 상황에 영향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보고서는“세계경제 둔화 속에 엔화 약세가 동시 진행됐던 1988~1990년, 2012~2015년에 국내 수출은 큰 폭의 둔화를 경험했다는 사실”이라며 “엔저 추이와 거시경제 변수 움직임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합리스크 대응 위해 민관협력체계 구축, 환율 안정 도모, 수출구조 개선 필요
SGI는 대외 복합리스크 대응 방안으로 ▲민간협력체계 구축 ▲환율 변동 부담 완화 ▲수출구조 개선 ▲중국 성장둔화 대비 등을 제시했다.
SGI는“현재 수출리스크의 경우 대외 수요 감소, 공급망 불안, 경합 품목 가격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이어서 개별기업이 대응하기 쉽지 않다”며 “대통령 주재 수출 비상대책회의를 상설화하여 공급망 관리, 필수 원자재 공급 차질 해소를 위한 대책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환율 변동 부담 완화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엔저 장기화 시 환율 감내여력과 환리스크 관리 능력이 부족한 수출 중소기업 중심으로 피해가 예상된다”며 “엔화 약세에 취약한 기업 지원 및 환리스크 관리 능력 제고 등 외환시장 변동에 대한 미세조정 및 시장안정화 대책 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출구조 개선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불확실한 무역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출 포트폴리오 갖기 위해서는 제품의 다변화·차별화·고도화 등 3박자가 중요하다”며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생겨나는 신산업 선점과 주력 수출품목 중에서는 시스템반도체, OLED 등 고부가 품목에 집중한 산업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경제의 성장둔화에 대비할 것도 강조했다. 기업들은 중국 수출을 대체할 만한 아세안·선진국 등 해외시장 판로 다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대중국 수출전략에서도“중간재 중심 수출 구조에서 탈피해 바이오, 생명과학, 뷰티, 푸드 등 소비재 중심으로 한국의 공급능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한상의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역대 최대실적, 최단기 무역 1조 달러 달성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만큼 국내 경제에서 수출의 중요성은 어느 때 보다도 높아졌다”며 “국내 경기진작을 위해 중국성장 둔화, 미 통화긴축 등 하반기 위험 요인에 적절히 대응하고 최근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무역촉진, 공급망 안정화 등 국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