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 등으로 수개월 동안 물가 상승률 상승 전망
수출 호조에도 내수 침체 못 벗어나 불균형 심화
국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준이 고점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올 하반기에 저성장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가 나왔다.
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저성장-고물가 함정에 빠진 한국 경제’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경제 동향과 경기 상황에 대해 이같이 예측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4%로 지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수입 물가를 통한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해석했다.
4월 중 수입 물가 상승률(35%)과 생산자물가 상승률(9.2%) 모두 3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높은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연구원은 “2021년 4~7월 이례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가 낮았던 점을 고려하면 기저효과 등으로 향후 수개월 동안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원은 2분기 경기 동향에 대해 수출은 호조를 보이지만 내수 부문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방역 상황이 개선되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충격에 대한 민간의 적응력은 강화됐지만 인플레이션이 경제 심리를 악화시키면서 소비가 침체 국면에 있다는 것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 경기가 횡보하며 경제 성장률이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정부의 정책 대응이 미흡하다면 민간 경제 주체의 경제 심리가 위축되면서 불황 국면에 빠질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연구원은 “중립적인 시나리오에선 올해 3분기 후 미약한 경기 회복 또는 횡보 국면이 이어지는 저성장이 예상된다”며 “정책 대응이 실기(失期)할 경우 경착륙 또는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고물가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시적 물가 안정 노력과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 확보를 통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 확충을 도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