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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불황 가시화…거래소 ‘구조조정’ 우려 커진다


입력 2022.06.17 06:00 수정 2022.06.16 17:46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거래량도 줄고 시세도 떨어지고…수익성 악화

지난해 호황 맞아 인력 대거 충원…비용부담↑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의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물가상승과 이에 따른 금리인상 여파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마저 주저앉으면서 코인 거래소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해외 대형 거래소에서도 인력 감원에 나서는 등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국내 역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원화마켓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영세업체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이탈로 거래량이 줄고 전반적인 암호화폐 시세도 하락하며 수수료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더블록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량은 총 8236억 달러(한화 약1060조원)로 전년 동기(2조2300억달러) 대비 63.1% 급감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세계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인력 감축안을 발표하며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전체 정규직 인력의 18%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코인베이스의 정규직은 5000명으로 18%는 약 1100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는 “경기침체는 가상통화의 겨울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겨울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번 인력 감축 이후에도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국내 거래소들이 지난해 역대급 암호화페 호황에 맞춰 세운 대규모 채용 계획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황기에는 늘어난 인력이 고스란히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불확실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 코인원은 올해 초 전 직군에서 경력직 100여 명을 뽑기 위한 모집 공고를 냈다. 개발 직군 입사자에게는 전 직장 대비 최대 50% 연봉 인상, 일정 기간 근무 조건으로 계약 연봉의 최대 100%에 달하는 보너스 혹은 최대 200% 스톡옵션을 보장한다.


업비트 운용사인 두나무와 코빗도 수시 채용을 통해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있다. 빗썸은 소프트웨어(SW) 전문기관과 협력해 채용 전환형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인재 육성과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세업체들의 경우 아예 존폐위기까지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지난해 상당수 거래소들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으로 원화거래가 막힌 상태에서 불황까지 버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5월 실명계좌를 개설하고 5대 거래소로 합류한 고팍스도 지난해 특금법 직후 한 때 500억원에 달했던 거래량이 완전히 증발하며 힘든 시기를 보낸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지난해 호황에 힘입어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얻었고 이를 토대로 신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한 대대적인 인력 채용에 나섰다”며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살인적인 물가상승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오히려 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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