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검찰 정기인사 직후 사직서 제출…연수원 25기 동기들, 모두 고검장 승진
함께 좌천당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승진…7기수 후배 이복현도 금감원장 취임
법조계 "윤우진 갈등으로 尹대통령·윤대진 불화…법무연수원서 방치돼 끝내 외면 받아"
"조국과도 친했던 윤대진, '조국 정국'서 尹대통령과 결정적으로 틀어진 듯"…공공기관장? 힘들 듯
윤석열 대통령과 '대윤(大尹)-소윤(小尹)'으로 불릴 정도로 친밀했던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사법연수원 25기)이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윤 검사장이 지난 2020년부터 좌천성 인사를 당해왔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도 다른 후배들과는 달리 보상과 배려가 없자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반감으로 사표를 쓴 것으로 추론했다. 이른바 '조국 정국'이 윤 대통령과 윤 검사장 사이를 결정적으로 틀어지게 만들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 검사장은 지난 22일 오후 윤 정부의 첫 검찰 정기 인사가 발표된 뒤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윤 검사장이 사직서를 낸 표면적인 이유는 검찰 내 동기인 연수원 25기들이 모두 고검장으로 승진했는데 윤 검사장 홀로 승진을 못 한 것 때문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법무부 인사에선 지검장으로 있던 이두봉·최경규·노정연·이주형 검사장들이 각각 대전·대구·부산·수원고검장으로 승진했다. 다른 동기인 조종태 광주고검장은 지난해 6월 승진했고, 지난 달에는 김후곤 서울고검장이 승진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런 표면적인 이유 말고도 보다 깊은 내막에 주목하고 있다.
대윤-소윤,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팀서 만나
검찰 내 특수통으로 잘 알려진 윤 검사장은 1996년 서울중앙지검(당시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지난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별검사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비리를 수사하면서부터다.
이후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팀에 배속되면서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 수사팀에는 윤 대통령이 부부장검사로 임명됐는데, 그 아래에는 당시 평검사였던 윤 검사장을 비롯해 한동훈 법무부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모였다. 그래서 이 시기를 '윤석열 사단'의 탄생기라고 부르는 법조인들이 많다.
윤 검사장은 이후 법무부 감찰국장과 수원지검 검사장 등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때인 2020년 1월 검찰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좌천됐다.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2021년 6월 검찰 인사에서 현재 자리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자리로 다시 한번 좌천당했다. 2020년 1월부터 이달까지 약 29개월을 한직에 머무른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법무연수원에 방치된 윤 검사장을 외면했을 때부터 둘 사이에는 이미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검찰 내 유배지로 불리는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근무 중이었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13일 한 장관을 법무부 장관 후보로 내정했다. 이후 윤 검사장 보다 무려 7기수 아래인 후배인 이복현(32기) 부장검사가 금융감독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박탈감과 상실감은 더욱 커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법조계 "윤석열 정부에 배신감 느꼈을 것" "조국 정국에서 결정적으로 틀어졌을 것"
법조계에서는 윤 검사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세무서장을 둘러싼 갈등이 윤 대통령과 윤 검사장의 사이를 멀어지게 했고, 이로 인해 쌓인 불만과 기수 중심의 검찰 조직문화 등으로 인해 윤 검사장이 사직서까지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추론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의를 표명한 이유를 윤 검사장 본인이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왜 그랬을까'하고 추론만 가능한 단계"라면서도 "기수 문화가 강한 검찰 조직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윤 검사장 입장에서는 충분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같이 평검사 생활을 한 후배는 법무부 장관으로 가고, 그보다 더 기수가 까마득한 후배도 정부 기관의 장으로 취임했으니 허탈할 만도 하다"며 "윤석열 정부에 배신감을 느꼈을 수 있고, 사표를 제출하기까지 스스로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과 윤 검사장이 틀어진 결정적인 계기는 이른바 '조국 정국'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 밝은 한 인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가 시작될 때, 조 전 장관에게 사퇴를 권유하러 갔던 것도 당시 윤대진 수원지검장이었다는 얘기가 있고, 윤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 갔으면 조 전 장관의 운명이 달라졌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그러면서 "사실 윤 검사장이 윤 대통령을 위해 수면 위에서 싸워준 것도 없지 않는가. 그 당시는 모두가 모두를 의심하던 때였고, 윤 검사장이 이쪽, 저쪽 가운데에 끼어 양쪽 모두에게 버림을 받은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2019년 6월 당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대진 검찰국장의 매형은 통진당의 핵심세력, 경기동부연합의 실세였던 이용대 민주노동당 전 정책위의장이다. 윤대진 검찰국장의 부인은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인 최모 부장판사다. 윤대진 검사는 과거 검사시절, 제가 들었던 얘기로 골수운동권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윤대진 수원지검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과도 친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했다.
윤 검사장이 이 원장처럼 추후 다른 정부 공공기관의 장으로 영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당장은 현실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전직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인 이헌 변호사는 "윤 검사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부동산 개발업자의 세무조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챙긴 혐의로 재판 중"이라며 "아마 이번 검찰 인사에서도 승진하지 못한 이유가 친형의 재판때문인 것 같은데, 당장 윤 정부 입장에서는 다른 공공기관의 장으로도 (윤 검사장을) 기용하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차후 재판에서 윤 검사장의 친형이 무죄가 나온다면 정부가 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사직서 제출 사유는 우리도 알 수 없고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며 "사직서 실물은 검찰 인사 이후 법무부에 접수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