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증가·리볼빙 잔액 등 이슈
캐피탈사 부동산PF 대출 집중 조명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의 첫 회동을 하루 앞두고 카드사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복현 신임 원장이 금융권을 순회하며 직설적인 화법으로 날선 지적을 해왔던 만큼 여신업계에도 강도 높은 건전성 관리를 주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5일 여신전문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첫 회동을 진행한다.
이번 회동에는 카드사 7곳과 캐피탈사 4곳의 CEO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앞서 지난달 20일 은행장 간담회를 시작으로 금융연구기관장, 증권, 보험업계 CEO를 만났다.
이날 회동에선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조달 비용 가중과 급증한 리볼빙 이월잔액 부실 위험, 카드론 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업계의 산적한 현안에 대해 다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선 업계는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데 이어 한국은행 역시 이번 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실제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처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는 연초 2%대에서 최근 1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연 4%대를 넘어섰다.
카드사와 캐피탈사들은 은행과 같이 수신기능이 없어 여전채나 기업어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채권 금리가 상승할수록 조달 비용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경기 침체에 따른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서비스 이월잔액 급증에 따른 건전성 관리 강화도 요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총 6조4163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423억원이 늘었다. 리볼빙 이월 잔액은 지난해 말 처음 6조원을 돌파한 후 올해 3월을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세다.
리볼빙은 카드 이용자가 카드대금 연체를 방지하기 일정 금액만 내고 나머지는 이월시키는 서비스다.
다만 법정 최고치인 20%에 육박하는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부담이 커진다. 특히 중·저신용자가 이용하는 만큼 고신용자보다 금리 수준이 높다. 7개 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최대 18.77%다.
업계는 경기침체 여파로 상환 여력이 저하된 취약차주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곧 2금융권의 부실 뇌관이 돼 터질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아울러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확대된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지적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9조5000억원으로 2017년 말 6조1000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캐피탈업계는 최근 자동차할부 금융 시장에서 눈을 돌려 수익 다변화를 위해 부동산PF 대출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관련 실태조사에 나섰으며 관련 사안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쌓인 현안이 산적한 만큼 이날 회동에서 한 가지씩 구체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또한 건전성과 부실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