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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사망] 아베 전 총리 '피격사망' 日 참의원 선거 어떻게 되나


입력 2022.07.09 19:59 수정 2022.07.09 20:55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기존 자민당 우세, 동정표 등 자민당 압승 예상

아베파 이끌 후계자 없어 힘 분산될 수도

기시다 총리, 정책 관련 색깔 낼 수도

아베신조 전 총리가 지난달 22일 도쿄에서 자유민주당 후보 아사히 켄타로의 선거 운동을 돕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도중 총에 맞아 숨졌다. 일본이 오는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가운데, 일본 자민당의 핵심 정치인이던 아베가 피살당한 일을 계기로 자민당 지지자들이 더욱 결집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아시히, NHK 등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8일 오전 11시30분께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나라현 나라시에서 가두유세를 펼치던 중 총을 맞고 쓰러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총격을 가한 용의자는 전직 해상자위대 장교인 야마가미 테츠야(41)로 알려졌으며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직접 만든 사제 총으로 추정된다. NHK는 용의자가 경찰에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 죽이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한편 '아베 전 총리의 정치 신조에 원한을 품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10일 참의원 선거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왔지만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선거 유세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NTV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아베 전 총리 사망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격을 "비열한 만행"이라고 비난하며 "결코 폭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의 아래 내일(9일) 예정대로 유세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는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예정대로 야마나시와 니가타에서 선거 유세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경호 인원을 늘려 경비 태세를 강화하겠다"면서 "기시다 총리는 연설 도중 관중들과 접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민당의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도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폭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자세를 함께 국민에게 보이자"는 취지의 입장을 기시다 총리에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도 "테러행위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언론이 정치활동이 위축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인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06~2007년, 2012~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집권한 일본 최장수 총리로 한국에서는 지난 2013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파문을 일으킨 것과 한국 법원의 일제 강제 동원 노동자 판결에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로 보복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집권 중에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포함해 디플레이션 극복과 경제성장을 위한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정책을 펼치며 일본 젊은 층의 지지율이 높아지기도 했다. 퇴임 후에도 개헌과 방위력 강화를 주장해 오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보이스오브코리아(VOA)는 총격 사건 전후로 아베 전 총리는 일본의 이번 참의원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번 사건의 결과는 일본 경제는 물론 미래의 방위, 안보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인해 일본 내부에 애도 분위기가 형성되며 자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헤이룽장사회과학연구원의 동북아시아연구소장 다지강도 선거를 앞두고 아베 전 총리가 숨진 것이 오히려 일본 대중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며 자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뤼야오둥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연구원을 인용해 "아베 전 총리의 계승자는 '아베의 유지를 계승한다'는 기치 아래 개헌 추진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자민당의 핵심 정치인인 아베 전 총리가 후계자를 키우지 않았기 때문에 자민당 내 아베파의 장악력에 변화가 올 가능성도 보인다. 앞서 지난해 10월 기시다 정권이 출범한 뒤에도 아베 전 총리의 위상은 건재했고, 기시다 총리도 외교안보·경제 관련 정책에서 아베 전 총리의 눈치를 봐야 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는 "현재 아베 전 총리 후계자로 아베파를 맡을만한 사람이 없다. 전체적으로 이번 사건을 통해 자민당 내 극우파의 힘이 약해지며 중도 파벌들이 연계를 통해 아베파를 능가하게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극우파인 아베파의 힘이 분산되면서 자민당 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기시다 일본 총리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호사카 교수는 "현재까지는 아베 전 총리가 기시다 총리의 정책과 관련해 상당히 반대해 온 부분이 있었지만, 자민당이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게 되면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정책을 자유롭게 펼칠 시기가 올 것"이라며 "중도적인 정치인들이 많이 활약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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