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직접 만든 총으로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처음에는 폭탄을 사용하려 했다고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야미가미가 “최초 폭탄을 들려고 했지만 대상을 골라 죽일 수 있는 총으로 정했으며, 올해 봄 쯤에 총을 완성했다”고 진술했다고 이같이 밝혔다. 폭탄이 아닌 총을 선택한 이유는 “폭탄은 관계없는 사람까지 죽이기 때문에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 암살을 준비해 온 정황도 드러났다. 도쿄신문은 야마가미가 범행에 사용한 총을 유튜브 동영상을 참고해 만들었다고 진술했으며, 경찰은 야마가미가 동영상을 참고로 총을 반복해서 만든 것으로 봤다.
또 야마가미는 범행 전날 원한을 품은 종교단체 건물을 향해 사제 총을 시험 발사하기도 했으며, 승용차 안에서는 구멍이 뚫린 판자가 발견되기도 했다. 야마가미는 “판에 (사제 총의) 시험 발사를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총격 사건 발생 후 야마가미의 집을 수색해 범행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구조의 총을 5개 찾아 압수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전날 야미가미가 경찰 조사에서 특정 종교단체의 이름을 거론하며 “어머니가 신자이고, 많은 액수를 기부해 파산했다”며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원망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당초 이 종교단체 지도자를 노렸지만 접근이 어려워지자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 내에 확산시킨 것”으로 믿고 살해 대상을 아베로 바꿨다고 말했다.
야마가미가 지목한 종교단체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다. 통일교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용의자의 모친은 월 1회 가정연합의 교회 행사에 참석해왔다”며 “일본의 정상급 지도자인 아베 전 총리가 본 연합에 영상연설을 보냈다는 이유로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는 용의자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통일교를 일본으로 불러들인 것은 기시 노부스케(1896~1987) 전 총리라서 아베 전 총리를 죽였다”고 말했다.
나라현 경찰본부는 야마가미가 인터넷 등에서 접한 불확실한 정보를 믿고 기시 전 총리에 대한 반감을 외손자인 아베 전 총리에게 표출한 것으로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