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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가격도 꺾였다…인플레 고점론 ‘솔솔’


입력 2022.08.09 13:58 수정 2022.08.09 14:02        박상인 기자 (si2020@dailian.co.kr)

식량가격지수 154.3→140.9…8.6% 하락

국제유가 90.41달러 기록…고점 대비 30%↓

천연가스·석탄 가격 상승세…인플레 압력 여전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초르노모르스크항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선박이 영국을 향해 출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주범이었던 곡물 가격과 국제 유가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정부도 물가 정점을 9월 말에서 10월 정도로 예상하면서 인플레 고점론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9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7월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6월(154.3)보다 8.6% 하락한 140.9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하락 폭으로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이 중 곡물 가격지수는 밀을 중심으로 11.5% 내렸고, 이외에도 식용유(-19.2%), 설탕(-3.8%) 등 모든 품목의 가격이 전월보다 내렸다. 이 같은 하락은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항구 수출 봉쇄 해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국제 유가도 빠르게 하락 중이다. 8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0.4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일엔 배럴당 88.08달러까지 떨어졌다.


유가가 9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인 2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전쟁 직후 고점(130.50달러) 대비로는 30% 이상 하락한 수치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은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점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가 정점 시기로는 9월과 10월을 꼽고 있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 말 또는 늦어도 10월 정도가 물가의 정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원자재 가격 하락을 국민이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의 가격 하락이 수입 물가로 전이되기까지는 통상 1~2개월의 시차가 존재한다.


또 국제 곡물가나 원자재 가격 등은 여전히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 아직 인플레 정점을 예단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9월물 가격은 지난 5일 기준 메가와트시(MWh)당 196.32유로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5.31% 폭등했다. 유럽 석탄 기준가인 ICE ARA 석탄 가격도 최근 t당 360달러를 넘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 이상 급등했다.


이밖에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료되지 않아 간신히 재개된 곡물 수출길도 다시 차단될 우려도 상존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유가의 하락은 있지만, 전반적인 가격 수준 자체는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한 수입물가 상승과 함께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인 기자 (si2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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