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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이창용 “금리 0.25%p 인상…환율 제어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작용”


입력 2022.08.25 14:16 수정 2022.08.25 14:19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이창용 한은 총재 금통위 기자간담회

금리역전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 낮아

불확실성 커 …물가정점 빨라질수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 기조 유지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가운데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원·달러 환율 제어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5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적으로 물가를 잡는 게 국민경제를 위해서 바람직 하다”며 “인플레이션이 올라가면 실질소득이 떨어지고, 코스트(비용·악영향)는 저소득층이 받는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1340원을 넘어서며 급등세를 보이는 환율 변동성에 대해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의지, 겨울철 유럽 에너지 가격 변화 등 불확실성이 크다”며 “이번 기준금리 0.25%p 인상은 현재 올라가는 환율 제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최근 환율 변동성 크다. 금리에 어떤 영향 미쳤나.

▲미국 달러 강세로 세계 주요 국가 통화가 절하됐다. 미국 잭슨홀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과 겨울철 맞아 유럽 에너지 가격 변화 등 불확실성이 크다. 어떤 불확실성이 이어지는지 지켜봐야 한다. 0.25%p 인상은 현재 올라가는 환율 제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은 금리 정책은 환율 수준을 타깃하지 않고 환율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고려한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국가 외환 유동성 문제나 국가 신용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외환 보유고 부족 등 1997년이나 2008년 상황이 반복될지 말이다. 현재는 달러 강세로 다른 주요 국가와 같이 환율이 움직인다. 1997년이나 2008년과 비교하면 한국은 순채권국이기 때문에 외환 유동성보다 물가 우려가 큰 상황이다.


또 다른 논의로 통화 스와프가 있다. 통화 스와프를 맺으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고, 신용도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그러나 통화 스와프를 맺은 영국 등도 달러 강세 현상을 같이 겪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 및 자본 유출 위험은 없나.

▲한·미 금리 격차와 자본 유출 및 환율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격차가 났어도 그런 현상이 심각히 나타나지 않았던 때도 있다. 금리 격차가 1%p 벌어지지 않도록 부정적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 7월 통방 때 기준금리 0.25%p 점진적 인상을 말했는데, 아직 유효한가.

▲물가와 성장 경로가 전망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포워드 가이던스가 유지된다.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조정했으나 7월 기준금리를 발표할 때의 내부 수치와 유사하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유지하지만 0.25%p씩 인상하는 게 좋다고 본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물가 정점 지연 우려도 나오는데.

▲지난 통방 때 물가수준 정점이 3분기 말~ 4분기 초라고 말씀드렸다. 그 후 유가가 상당히 상승했다. 8월 소비자물가(CPI) 지표가 7월보다 낮게 나올 수도 있다. 정점이 7월이 되고 계속 떨어질 것인지 추석물가로 다시 올라갔다 정점이 뒤로 갈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약간의 변화가 있다고 하면 정점을 3분기 말로 봤는데 그것보다 유가가 떨어져서 정점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물가 정점이 지났다고 해서 물가가 금방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 당분간 정점이더라도 물가 수준이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물가 상승률 5.2% 전망도 하반기 물가 상승률 5.9%를 예상했다. 물가 중심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


-물가 및 성장 경로가 한은 전망과 다르면 향후 운영 방향은.

▲7월 전망 경로와 다르지 않고 2.75~3.00% 시장 기대가 합리적으로 본다.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위축돼 2.4%로 낮아진 후 내년 상반기 1.7%까지 내려가고 하반기 2.4%까지 올라올 수 있다고 본다. 물가는 하반기 5.9%였다가 상반기 6.4%, 하반기 3%대로 수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세계 및 한국 경제 전망이 한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물가가 5%인 높은 수준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는 경우다. 물가가 빨리 안정되지 않으면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선진국 경제 어려움 등으로 한은 예상보다 성장률이 떨어질 경우 물가도 같이 떨어진다. 이 경우 금리 인상 속도를 재검토해야 한다. 한은이 생각하는 베이스는 5%대 물가 유지로 물가 중심 통화정책 유지가 바람직하다.


-경제성장률을 내년 2.4%에서 2.1%로 내렸다. 잠재성장률 상회해 침체라고 볼 수 없지 않나.

▲내부 요인이 있지만 대외적인 요인이 나빠져 성장률을 낮췄다. 전세계가 성장률이 낮아지는데 우리나라만 높게 유지하는 것은 무리다. 다른 국가 전망치를 고려할 때 2.1% 달성한다면 좋은 성적표라고 생각한다. 내년 2.1% 성장은 불황이 아니고 중립 이상으로 가고 있고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침체라고 말할 수 없다.


물가 상승률 5%대, 성장률 2%대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말하기가 어렵다. 전세계 경제 여건과 비교해서 한국이 선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 성장률이 떨어지고 한국 성장률이 좋다면 중장기적으로 물가 중심 운용이 바람직하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성장률 2.3% 발언했다. 한은과 정부 간 인식 차이가 있어 보인다.

▲지난 2개월 동안 나온 수치를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소비가 생각보다 좋았고 유가 상승을 가정했는데 유가가 내렸다. 한덕수 총리는 이 지표를 보기 전 발언했다고 본다. 한은은 정부와 인식이 같다.


-국내 고용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데, 2% 안착하려면 대규모 실업 동반한 물가 상승이 필요한가.

▲한은은 정부로부터 독립적이지만 연준으로부터는 독립적이지 않다. 금리를 통해 물가 안정을 경착륙 없이 달성할 수 있냐는 외부 충격에 의해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


-연준으로부터 독립되지 않았다고 표현했다. 연준은 지금 빅스텝, 자이언트스텝까지 할 수 있다고 하고 있는데, 한은도 물가 상황과 대외적 리스크에 따라 빅스텝 배제 안 한겠다고 했다. 이런 기조는 유지되고 있는 건지.

▲당분간 0.25%p 올리는 게 기조다. 그 외 충격이 오면 빅스텝 고려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생각 안 한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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