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PBR 0.98배…저평가 매력 부각
증권가 예상밴드 상단 2680p 제시
환율 변수…저항선 돌파시 1365원 가능
잭슨홀 충격으로 국내증시가 휘청였으나 후폭풍은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의 지표로 볼 때 추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서다. 증권업계는 코스피 상단을 2600까지 열어두며 박스권 장세를 점쳤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54.14p(2.18%) 내린 2426.89로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22.56p(2.81%) 뒷걸음 치며 동반 폭락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결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이 투자심리를 악화 시킨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45번이나 언급하며 고강도 긴축 의지를 내비쳤다. 연준 고위 인사들도 내년 초 미국 기준금리가 4%를 조금 넘는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긴축 강화에 힘을 실었다.
증권가에서는 파월의 발언에 대해 물가상승세를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인플레 고점 통과 기대감에 따른 증시의 안도랠리가 과도했다고 보고 이를 억제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주장은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바람직하고 섣부른 통화완화는 인플레 불씨를 되살릴 위험이 있다”며 “또 인플레가 영구적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예상을 넘어선 것은 아닌 만큼 업계는 투심이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주식시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시장 지표들은 잭슨홀 충격을 크게 반영하지 않았다.
지난 26일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0.05% 오르는데 그쳤고 달러화 지수도 0.31% 상승에 만족했다.
이에 국내 증시는 미 증시보다 하방 압력이 약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PBR이 1배 아래를 맴돌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지난 26일 기준 코스피 PBR은 0.98배를 기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진입 매력이 높으므로 지수 하단은 견조할 것”이라며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등도 원화 고유의 요인보다는 대외 요인에 기인한 상황이라 7월 이후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순매수 기조도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연말까지 상하방 요인이 공존하며 박스권 장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수 하방 압력은 낮지만 상단도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코스피 예상밴드로 2380~2680p를, 신한투자증권은 2350~2600p를 각각 제시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내년 금리 인하 기대를 되돌릴 정도로 구체적이지 않았다는 판단”이라며 “투자자들도 선물 금리 예상치에 여전히 내년 한 차례 이상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 지표 발표 등 변수가 산재한 만큼 시장 변화를 계속해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높아지는 원·달러 상승 압력은 증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변수로 지목된다. 외국인들은 환율 상승 국면에 주식을 사면 환차손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따른 투심 악화는 수급에 부정적 요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며 “8월 고용과 소비자물가지표(CPI) 전까지 기대를 조정하는 과정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레벨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어 1차 저항선은 1350원 수준으로 판단하며 저항선 돌파 시에는 1365원 수준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