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연설 이후 시장 기대감 ‘뚝’
전문가 “방어적 포트폴리오 권고’
이번주 코스피는 베어마켓 랠리 마무리 후 역실적 장세 초입으로 진입하며 박스권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2250~2500p로 제시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20p(0.26%) 오른 2409.41로 마감했다.
지난주(8월29일~9월2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2009년 이후 13년4개월여만에 환율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원화 약세 압력 심화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하락했다. 해당기간 코스피지수는 2402.67에서 2473.75 내에서 움직였다.
증권사들은 지난달 말 잭슨홀 연설 이후 주식시장의 반등을 이끌어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태도 변화(피벗) 기대가 충족되기 어려워졌다고 보고 베어마켓 랠리가 마무리 단계로 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향후 2~3주 간 미국 8월 물가지표 발표와 칩4 예비회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대형 이벤트가 몰리며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예상밴드 하단을 2360, 상단을 2460으로 제시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연준의 비둘기파적 성향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며 재차 상승 탄력이 둔화 국면에 진입하는 흐름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지수가 2250에서 2500 내에 등락하는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연준이 그동안 지표에 의존한 통화정책 결정을 해오고 있는 만큼 잭슨홀 여진이 진정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9월 FOMC 이전까지 고용 부진과 물가 둔화라는 결과가 지속된다면 연준이 금리 인상폭의 완화적 전환도 고려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를 불러 일으켜 잭슨홀 여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 둔화 전망에 따라 경기와 무관한 종목을 중심으로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와 과학법 발효로 향후 첨단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미국의 정책 방향은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고 미중 관계에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에게는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발생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라며 “절대적으로 적자 폭이 큰 수준이고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채산성 관점에서 국내 매크로 및 기업이익 펀더멘탈에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이 글로벌 수요 둔화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세를 보이며 약 2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며 “주요국의 금리 인상 및 글로벌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국내 수출 경기 악화와 이에 따른 불확실한 경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