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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손보사 상반기 적자만 540억…가시밭길 예고


입력 2022.09.06 06:00 수정 2022.09.05 14:33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캐롯 332억 손실…車보험 악화

카카오손보까지 출혈경쟁 심화

서울 중구 캐롯손해보험 오피스. ⓒ캐롯손해보험

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540억원이 넘는 적자를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이 이어지는 와중 빅테크 출신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내달 본격 시장 경쟁 돌입을 예고하면서 출혈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캐롯·하나·신한EZ 등 3개 디지털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모두 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2% 늘었다. 액수로 보면 275억원 확대된 적자폭이다.


손보사별로 보면 캐롯손보의 상반기 당기순손실이 33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손실 규모가 66억원 늘었다. 2019년 설립한 캐롯손보는 2020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381억원과 650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하나손보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51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하나손보는 하나금융지주가 자회사로 편입한 2020년에도 68억원의 손실을 봤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6월 자회사로 편입해 디지털 손보사로 출범시킨 신한EZ손해보험도 올해 상반기 45억원의 적자를 냈다. 신한EZ손보는 과거 BNP파리바손해보험 시절에도 ▲2019년 145억원 ▲2020년 117억원 ▲2021년 77억원 등 적자를 이어왔다.


디지털 손보사 당기순이익 추이. ⓒ각 사, 손해보험협회

이런 흐름은 다른 손보사들과 상반되는 모양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손보사 29곳의 당기순이익은 3조4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했다.


장기보험,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하락하면서 보험영업이익이 개선되고 환율 상승으로 투자영업이익도 커진 덕이다.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일반보험 및 퇴직연금 등 전 종목 원수보험료, 즉 보험료 수입이 고르게 증가했다는 금감원의 설명이다.


반면 디지털 손보사들이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단기 소액(미니)보험, 손해율이 큰 자동차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의 한계 때문이다.


특히 캐롯손보는 보험영업부문에서만 314억원 손실을 봤는데 이중 90%가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에서 나왔다. 전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감소세인 것과 달리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0.1%로 전년 동기 대비 1.7%p 상승했다.


하나손보도 1년 보험료가 1만~2만원 안팎인 미니보험을 주로 팔고 있다. 자녀 학교폭력을 대비할 수 있는 자녀보험, 하루동안 드는 자동차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시장에 나온 디지털 손보사들이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향후 빅테크 출신의 카카오페이손보까지 시장에 뛰어들면 출혈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오는 10월 본격 영업을 시작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4월 금융위로부터 보험업 본허가를 얻은 카카오페이는 금융안심보험 등 미니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개 보험사가 설립 후 흑자를 낼 때까지 5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디지털 손보사도 자리 잡을 때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며 "수익이 되는 장기상품 판매 전략이 부진한 와중에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출혈경쟁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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