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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압박하던 재보험 지출…역대급 침수피해 '방파제'


입력 2022.09.08 06:00 수정 2022.09.10 20:50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리스크 분산 비용 ' 1년 새 6천억↑

집중호우 손실 1천억↓ '반대급부'

8월 18일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된 차량들이 서울대공원 주차장으로 운반돼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재보험에 쓴 돈이 1년 새 6000억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이 같은 비용은 보험사 입장에서 부담이지만, 최근 불어 닥친 집중호우로 역대급 피해가 발생한 와중 재보험이 손해를 줄이는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그 역할이 재조명을 받는 분위기다.


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16개 원수 손보사가 올해 상반기 출재보험료로 낸 비용은 총 5조7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액수로 보면 6065억원 늘었다.


출재보험료란 재보험에 가입한 보험료를 의미한다. 재보험이란 보험사들이 보험계약의 위험 부담을 나누기 위해 또 다른 보험에 가입하는 것으로, '보험사를 위한 보험'을 일컫는다.


대물 피해를 보장하는 손보사들의 경우, 화재나 침수 피해가 생기면 손해액이 수천억 단위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같은 위험 부담을 함께 나눈다. 재보험은 국내 전업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재보험이나 일반 보험사에서 가입할 수 있다.


손보사별로 보면 같은 기간 현대해상이 9270억원으로, NH농협손해보험이 8781억원으로 각각 37.1%와 9.6%씩 증가했다. 삼성화재 역시 7020억원으로 28.0%, 한화손해보험은 6136억원으로 3.2% 늘었다.


이어 KB손해보험이 5844억원, DB손해보험이 5363억원으로 각각 4.2%와 5.2%씩 출재보험료가 증가했다. 또 흥국화재가 4016억원, 메리츠화재가 3696억원으로 각각 2.2%, 17.2% 가량 늘었다. 캐롯손해보험의 출재보험료는 774억원으로 110.5% 급증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내 손보사 출재보험료 추이. ⓒ손해보험협회

보험사 입장에서 재보험은 위험 관리를 위한 필수 장치다. 다만,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재보험사로 흘러들어가는 지출이 많아질수록 수익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이 낸 재보험료가 몸집을 불리고 있는 이유는 그 만큼 리스크 관리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이 커서 국내외 재보험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재보험을 늘리고 있어 보험요율이 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에서 발생한 대규모 집중호우 피해를 계기로 재보험의 존재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그 동안 들어둔 재보험 덕에 약 1000억원의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되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한 손보사가 실제 부담하는 손해액 약 4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달 말 기준 피해액 1416억원의 28.2% 수준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0.2%p 오르는데 그쳤다.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한 예상 손해액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앞서 손보협회 통계에 따르면 침수 차랑먄 1만1500대가 넘었다. 수도권에 고가의 외제차가 많아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태풍·호우 등으로 인한 자동차 손해액이 가장 컸던 때는 2020년으로 1158억원에 달했다. 손보업계가 재보험에 적극 가입한 덕에 역대 최대 손해 대비 70% 가까이 금액 부담을 피한 것이다.


다만, 이번 힌남노 태풍으로 인한 피해로 보험사들의 재보험료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자동차보험 예상 손해액은 480억원에 육박한다. 집중호우에 힌남노로 인한 피해가 겹치면서 재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수보험사가 호우나 태풍으로 받은 재보험금이 많으면 훗날 계약을 다시할 때 재보험료율이 높아진다"며 "집중호우에 힌남노 태풍으로 초과 손해액이 발생할 경우 보험사들이 다른 재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경우도 생겨 비용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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