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김만배 평소 '나는 돈 욕심 없다'고 자주 말해"
"곽상도에게 50억 준 것, 나쁜 일 아니라고 생각"
"50억 주는 방법 논의 한 것 아냐…분위기 전환차 대화한 것" 진술 번복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가 평소 돈을 많이 벌면 친한 형들에게 주고 싶다고 했다. 곽상도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준 것도 그 연장선으로 이해했다"고 법정 증언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재판은 지난 기일에 이어 유 전 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씨가 평소 "나는 돈에 대한 욕심이 없다. 돈을 벌면 친한 형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조서를 내밀며 "지난 2020년 10월 30일자 녹취록을 보면 결국 그 무렵에는 이미 곽상도에게 50억원을 주기로 결정돼 있다는 것 아니냐"고 묻자 유 본부장은 "이 말을 (돈을 벌면) 친한 형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한 것의 연장선으로 이해했다"고 답했다.
이어 변호인이 "김 씨가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주겠다고 한 것이 나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답변했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예"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유 전 본부장은 지난 기일에 주장했던 발언을 번복하기도 했다. 지난 공판에서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가 정영학 회계사에게 "알다시피 50억짜리 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지 않느냐. 세무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동규야"라고 말하자, 유 전 본부장은 "그 돈은 변호사들 고문료로 주신다면서요. 그러면 세금 처리가 되잖아요"라고 답한다.
이와 관련해 김 씨 측 변호인은 "김 씨가 이름을 부르면서 호응해달라는 시그널을 보내자 불편한 분위기를 전환하는 차원에서 대화에 끼어든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맞다. 참 후회하는 부분이다. 괜히 말에 끼어들어서"라고 답했다. 이 대목은 당초 검찰이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주는 방법에 대해 김만배와 의논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이 "맞다"고 대답했는데, 이를 번복한 것이다.
한편, 곽 전 의원 아들 병채 씨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4월 말 퇴직하면서 퇴직금으로 총 50억원을 받았다. 검찰은 이 50억원이 뇌물이었다고 보고 곽 전 의원을 기소했다. 곽 전 의원 측은 아들이 퇴직금과 성과급 등을 받은 사실을 알지 못했고 화천대유의 대장동 사업에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