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업데이트 성공했으나 9% 가격 하락
상승 움직임 없자 대규모 매도세 쏟아져
“장기적 상승” vs “단기 변동성 클 것”
이더리움이 머지 업데이트를 순조롭게 완료했지만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호재로 여겨졌던 업데이트마저 확대되는 긴축 우려를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6일 오전 9시 기준 이더리움 가격은 211만1000원으로 전날 대비 9.4% 하락했다. 빗썸에서는 9.4% 내려간 209만2000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이더리움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이더리움 업그레이드가 성공적으로 완료됐지만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더리움은 전날 오후 블록체인 작동방식을 전환하는 일명 ‘머지(The merge)’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바 있다. 채굴업자들이 고성능 컴퓨터로 전력을 소모하면서 이더리움을 얻던 기존 작업증명(PoW)을 투자한 이더리움에 비례해 신규 발행분을 얻는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업데이트 시 이더리움 발행량과 전력 소비량이 감소해 이더리움 가치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낙관적 전망과 달리 이더리움 가격은 업그레이드 완료 직후 220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이날 오후 11시께 급락해 현재 수준까지 밀려났다. 하락 원인에 대한 명확한 분석은 나오지 않고 있으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전년 동월보다 8.3% 올랐다고 발표했다. CPI가 예상치(8%)를 웃돌자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울트라스텝(1%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후 머지 업데이트가 완료됐다. 하지만 이더리움 가격이 좀처럼 반등세를 보이지 않자 관망하던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통화정책회의를 한 주 앞둔 시점에서 이더리움을 매도하면서 하락세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더리움 가격이 장기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케이티 탈라티 아르카 자산운용사 리서치 본부장은 "우리는 업그레이드 후 이더리움의 상승세가 더 강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상승 이유 중 하나로는 ‘희소성’이 꼽힌다. 머지 업데이트로 채굴이 중단되고 이더리움 발행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희소성이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큰 상승세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PI 발표 이후 미국 증시가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지난 13일 이더리움도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더리움 인프라 구축업체 론치노데스 최고경영자(CEO)인 제이딥 코르데는 "단기적으로 본다면 훨씬 더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이더리움도 다른 자산과 마찬가지로 변동성 도전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