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소비자물가 5~6% 높은 오름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우리 경제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은 여건 변화가 국내 물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통화정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정기국회 현안보고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주요국 중앙은행은 높은 물가 오름세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했으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높은 긴축 강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동안 글로벌 달러화 강세로 상승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8월 들어 위안화·엔화 약세의 영향이 가세한 데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의 충격이 더해지면서 최근 1400원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물가에 추가적인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향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강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여건의 전개양상에 따라 국내 성장, 금융, 부동산, 외환 부문의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 상승은 대외요인에 주로 영향 받은 것으로 과거 위기 때와 달리 우리 경제의 대외부문 건전성 문제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높은 대외신인도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외화자금 조달여건도 양호하다”면서도 “대외건전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시장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에서 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나 9월 들어서는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고, 연간으로는 흑자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이 심화돼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되는 경우, 준비된 컨티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회)에 따라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발표한 국민연금과의 스와프 계약과 같이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미시적 대응방안도 정부와 함께 적극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