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보험료, 손보사에 역전
"개인보험 성장 구조적 한계"
"세제혜택·신상품 확대해야"
금리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저축·투자형 상품을 파는 생명보험업계 성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저출산·고령화 인구 등 구조적 한계로 장기적으로도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연금보험이 활로를 열어줄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보험산업 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저축 및 투자형 상품을 취급하는 생명보험 성장성에 부정적 충격을 줄 것"이라며 "생명보험 산업의 저성장 장기화는 불가피하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50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다. 손보사 수입보험료가 같은 기간 52조8000억원으로 생보사를 역전하며 6.7% 성장한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수입보험료는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일정 기간 받은 보험료로, 일반 기업의 매출과 같이 보험사의 성장 지표로 쓰였다.
김 실장은 "2015년 이후 8년간 생명보험은 4번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30~40대 인구 감소, 65세 이상 인구 증가, 1인 가구 비중 증가 등으로 개인보험 성장은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생보 상품 중에서 보장성보험을 제외하고는 저축·연금·변액보험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저축보험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28%을 기록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저축보험 공시이율과 차이가 줄어들며 금리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계약자가 낸 보험료를 투자해 수익을 배분해주는 변액보험 역시 주가지수가 하락하면서 증가율이 마이너스 24.6%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률을 보이는 보장성보험도 종신보험 신상품 전략이 위축되고 경기가 둔화하면서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보장성보험의 올해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23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지만, 종신보험, 질병·건강보험 초회보험료 증가율은 각각 마이너스 8.9%, 7.6%를 기록했다.
김 실장은 "종신보험에 보장기능과 노후소득·저축기능을 혼합하는 등 신상품으로 지속 성장했지만 상품이 복잡해지면서 소비자 피해를 우려한 금융당국의 조치도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실장은 연금보험을 생보사 성장 타개책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수입보험료는 감소하고 있지만 연금보험이 공적연금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고, 은퇴인구 증가 등으로 새로운 수요가 생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연금보험은 인구 고령화와 함께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공적연금 개혁 문제가 떠오르면서 사적연금 활성화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는데, 생보 성장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금보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세액공제를 과거와 같이 소득공제로 환원해 혜택을 확대하고, 저축보험과 연금보험을 분리해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연금보험이 저축보험과 같은 사업비 규제를 받고 있다보니, 판매와 상품 개발 단계에서 유인이 적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들도 적극적인 신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김 실장은 "저축과 투자상품 간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소비자 니즈에 맞는 새로운 유형의 연금상품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종신보험 판매에 치중된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사망보험과 연금보험의 위험회피 효과 균형을 맞추는 등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며 "연금상품 설계 및 효율적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