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27th BIFF] 샤리포브 감독 영화 '계략', 10대 여학생 위험한 일탈 담아내다


입력 2022.10.11 10:16 수정 2022.10.11 10:18        데일리안(부산) =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전작 '18키로헤르쯔'로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 찾아

영화 '계략', 술·마약 이끌려 성매매 노출되는 10대 여학생 담아

샤리포브 "청소년 비행의 첫 단계 대해 생각했다"

영화 '계략' ⓒ부산국제영화제


파르캇 샤리포브 감독이 영화 '계략'으로 또 한번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앞서 샤리포브 감독의 영화 '4+1' (2016), '보스의 비밀' (2018), '18킬로헤르쯔' (2020)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상영된 바 있다.


샤리포브 감독이 전작 '18키로헤르쯔'에서 술과 마약에 빠진 10대 남학생들을 담아냈다면 이번에는 술과 마약에 이끌려 성매매에 노출되는 10대 여학생들의 실태를 그려냈다.


샤리포브 감독은 지난 9일 늦은 밤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영화 상영 직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GV)를 통해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작품을 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과거 (청소년들의 비행) 문제에 대한 관심이 크진 않았다. 뉴스를 보며 곳곳에 만연해 있는 이런 문제가 시작되는 첫 단계가 있을텐데 라는 생각 속에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며 "제가 사는 도시에서도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다른 어딘가에서도 벌어지는 일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영화를 찍을 때에는 생각하고 의도한 대로 촬영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다 마음에 들었지만 이후 씬을 선별할 때 또 뒤로 돌려보고 재확인하며 성에 차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면서 "또 다시 촬영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며 복잡한 심경이 들기도 했었다"고 회고했다.


영화 '계략'은 카자흐스탄의 고등학생 마샤가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유명한 남학생 라밀과 대화를 하게 되며 시작된다. 마샤는 라밀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으로 라밀이 초대한 파티에 참석하기 시작한다. 라밀은 한 중년 남성의 돈을 받고, 10대 소녀들을 모아 호화로운 아파트를 빌려 파티를 연다. 여학생들은 제공된 공짜 술과 마약을 즐긴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돈을 받는다. 그렇게 중독된 청소년들은 또 다른 친구들을 끌어들이며 다음 파티에 참석한다.


샤리포브 감독은 청소년들이 마약과 술에 중독돼 일탈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사춘기 청소년들과 부모 사이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기는 과정과 이러한 가족들의 단절된 소통을 파고들어 청소년들을 착취하는 위험한 카르텔을 짚어낸다. 감독이 짚어낸 영화의 맥락은 관객들로 하여금 불안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극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특히 샤리포브 감독은 주인공 마샤의 어머니가 다단계에 빠지는 과정, 아버지가 낚시를 하며 물고기를 잡기 위해 미끼로 꾀어내는 과정을 설명하는 씬을 통해 관객이 영화 제목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샤리포브 감독은 관객에게 지나친 분석과 해석을 조심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영화의 전체 장면들에서 의도적으로 의미를 숨겨두려고 하지는 않았기에 보시면서 다들 이해가 될 것"이라며 "관객분들이 제 영화를 볼 때 ‘이렇게 분석하고 해석해야지’하는 취지나 어떠한 특별한 지식으로 무장한 채 관람하는 것 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한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