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되파는 '전매' 10년, 과천 거주민 한정에도 '청약 폭발'
시장 내 남은 기대감 방증…"차익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 나서"
과천의 무순위 청약에 86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곳은 과천시 거주민만 청약 가능한데다, 전매제한이 10년이 걸려 수년 뒤에야 아파트를 매각할 수 있음에도 많은 이들이 청약에 나섰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자 부담이 크고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충분히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여전한 셈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2일 일반공급으로 배정된 과천 푸르지오 라비엔오 전용면적 88㎡D타입 2가구 무순위 청약에 1401명이 청약해 700.50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E의 경우 2가구 모집에 2012명이 청약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99㎡A 타입에서 나왔다. 1가구 모집하는데 1098명이 지원하며 109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같은 날 진행된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의 경우 경쟁률이 더 높다. 전용 면적 84㎡A 1가구 일반공급 무순위 청약에 1430명이 몰렸고, 같은 면적 B타입 2가구 모집에는 2664명이 지원해 1332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이번 무순위 청약은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부정 청약을 적발해 계약을 취소한 물량이다. 분양가는 2년 전 수준으로 책정됐다. 과천 푸르지오 라비엔오는 분양가가 84㎡의 경우 최고 7억9993만원, 99㎡가 9억1662억원이며,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84㎡는 최고 8억338만원이다. 인근 래미안슈르 84㎡의 최저 호가가 14억원 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미뤄봤을 땐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편에 속한다.
다만 분양권이나 아파트를 되파는 전매도 제한이 걸려 있는데, 입주자 선정일로부터 10년까지 전매가 금지된다.
현재 집값의 하락세가 지속되고는 있지만, 하락에도 하한선이 있을 것이라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기에 이자부담을 버텨내면서 수년 뒤 충분히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이들이 청약을 넣었다는 의미다.
특히 일부 중도금 대출이 이뤄지지 않는 타입에선 수억원을 묶어둘 수 있는 현금부자가 몰린 셈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부동산 하락기이긴 하지만 분양만 받으면 수억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남아 있는 것"이라며 "일단 분양가 아래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 듯 하다. 최소한 몇 억원의 시세 차익은 거둘 것 같다는 이들이 청약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