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라이브 사운드 구현...풍성함 더한 편곡 눈길
서울 이어 북미·유럽·오세아니아까지 투어 예정
그룹 블랙핑크의 초대형 월드 투어 ‘본 핑크’(BORN PINK) 서막을 알리는 서울 공연이 15일과 16일 양일간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열렸다 이번 콘서트는 ‘본 핑크’라는 타이틀에서 유추할 수 있듯 블랙핑크 고유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일찌감치 양일 전석을 매진시킨 이 공연을 위해 멤버들은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세트리스트 구성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는 후문이다. 특히 해당 공연장은 4년 전 블랙핑크가 한 차례 섰던 곳인데, 이번 콘서트를 통해 엄청난 성장을 증명해냈다.
블랙핑크는 2시간여에 달하는 공연을 히트곡들로 꽉 채웠다.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을 시작으로 ‘휘파람’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 ‘불장난’ ‘붐바야’ ‘뚜두뚜두’ ‘마지막처럼’ 등 기존의 히트곡들은 물론 새 앨범 수록곡인 ‘핑크 베놈’(Pink Venom) ‘셧 다운’(Shut Down) 등을 적절히 엮어 무대를 이어갔다.
멤버들의 솔로 무대도 돋보였다. 지수는 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의 ‘라이어’(Liar)를 선보였고, 제니는 제목도 정해지지 않은 미공개 신곡 무대를 최초 공개하면서 팬들을 놀라게 했다. 로제와 리사는 솔로 앨범 수록곡으로 무대를 꾸몄다. 로제는 ‘하드 투 러브’(Hard to Love)와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 리사는 ‘라리사’(LALISA)와 ‘머니’(MONEY)로 솔로 가수로서의 역량도 입증했다.
이날 공연에서 빼놓은 수 없는 요소는 ‘음악’이었다. 히트곡들의 멜로디 라인은 물론 전체적인 곡 구성 자체를 밴드 사운드로 재탄생시키면서 색다른 재미를 줬다. 특히 그동안 투어를 함께 해왔던 밴드 세션들이 함께 무대에서 라이브로 연주를 들려줌으로써 더 풍성한 음악을 완성해냈다. 새로운 편곡으로 귀를 사로잡은 것은 물론, 기존 퍼포먼스에서도 변화를 주면서 눈까지 즐거운 콘서트를 만들었다.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두아 리파, 차일디시 감비노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공연을 탄생시켰던 스태프들의 내공도 공연장 곳곳에서 드러났다. 중앙에 위치한 LED 스크린에는 모션 티저와 VCR이 펼쳐지면서 몰입감을 더했고, 팬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고자 하는 멤버들의 의지가 반영된 ‘T자’ 형태의 돌출 스테이지 등 고품격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객석을 꽉 채운 관객은 공연 내내 뜨거운 함성을 지르고, 응원봉을 흔들며 무대를 즐겼다. 특히 공연 말미, 사전에 계획해둔 ‘싱어롱’(Sing-along) 이벤트로 블랙핑크의 무대에 화답했다. 관객들이 부르는 ‘스테이’(Stay)가 공연장을 가득 메우자 블랙핑크는 다시 등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수는 “약 4년 만에 월드투어를 앞두고 있는데, 서울 공연을 통해 에너지를 받아서 멋지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로제는 “부족함도 있었지만 응원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블랙핑크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글로벌 전역의 팬들을 만난다. 먼저 북미 7개 도시 14회 공연을 선보인 후 11월부터 12월까지 유럽의 7개 도시에서 10회차 공연, 2023년 오세아니아까지 총 150만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