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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과기부 "사직서에 미리 인감도장 찍어 보내라"…검찰, 임기철 진술 확보


입력 2022.10.18 10:14 수정 2022.10.18 10:19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검찰, 임기철 전 KISTEP 원장 진술 및 사직서 원본 확보

2018년 1월 말부터 과기부에서 사퇴 압박…"사직서 미리 내라" 거절하니 감사 시작

"촛불 정권 들어섰으니 나가주시라" 취지 압박도 들어…임기 2년 남기고 결국 사직

검찰 ⓒ데일리안 DB

검찰이 문재인 정부 초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임기철 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에게 “(나중에 나가더라도) 사직서에 미리 인감도장을 찍어 보내라”며 압박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문 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과기부가 임 전 원장 사직 3개월 전인 2018년 1월부터 도장을 찍은 사직서를 미리 제출할 것을 강요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해당 사직서 원본도 확보했다.


임 전 원장은 2017년 4월 취임한 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2017년 말부터 과기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 임 전 원장은 압박이 이어지자 2018년 1월 말 사무실에 찾아온 과기부 간부에게 "(임기가 원래 2년이지만) 1년만 채우고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이 간부가 돌아간 이후부터 '사표라도 미리 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임 전 원장은 "어쩔 수 없이 사퇴하겠다고 하니 말을 바꾸지 못하게 미리 (사직서를) 받으려 한 것 같은데 부당하다고 생각해 거절했다"며 "그즈음 과기부 감사가 시작됐고, 결국 3월 말 사직서에 인감도장을 찍어 과기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2018년 4월 10일 사직했다.


앞서 이진규 전 과기부 1차관은 2017년 12월 22일 임 전 원장을 정부과천청사에 있던 과기부로 불러서 사퇴를 압박했다고 한다. 그는 "촛불정권이 들어섰으니 나가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또 2017년 11월 29일에도 임대식 전 과기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부터 "이유는 묻지 마시고 (사직) 날짜를 달라"는 취지의 사퇴 종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 임 전 원장과 이 전 차관을 불러 대질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 차관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임 전 원장이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한 2017년 11월 29일과 12월 22일 과기부 청사를 방문했다는 물증을 확보했다고 한다. 임 전 원장의 업무수첩에도 '2017년 11월 29일 과천행 3(시)', '2017년 12월 22일 과천행 3(시)' 등 일정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검찰은 조만간 당시 과기부 장관이었던 유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불러 임 전 원장의 사퇴 압박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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