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휴·美 블랙프라이데이 이어 크리스마스 '연말 쇼핑 특수' 기대감
판매 늘어도 물류비·원가 부담은 여전…4분기 반등 낙관 어려워
업황 둔화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 사업이 올해 4분기에는 '연말 특수' 효과로 반등할지 관심이다. 중국 국경절 연휴로 시작해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쇼핑 시즌 동안 수요가 증가하면 막판 반등을 노려볼 만하다는 진단이다.
다만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체제 전환 이후 가전 수요가 예전만 못한데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경기침체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올 겨울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 사업이 원자재값 상승 및 물류비 부담 등 영향으로 예년처럼 연말 쇼핑 수혜를 누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분기 '쇼핑 시즌'은 중국의 국경절 연휴(10월 1일~7일), 중국 광군제(11월 11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5일)를 거쳐 크리스마스까지 3개월 내내 이어진다. 내달 20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이벤트도 이 기간 겹친다.
이 기간 대규모 수요를 겨냥한 다양한 할인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통상 4분기는 계절적 성수기로 인식된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에 따른 리스크 장기화, 코로나 엔데믹 전환에 따른 특수 효과 상쇄, 고물가·고금리 등에 따른 소비 부담이 커져 드라마틱한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 부문의 경우,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7600억원, 7000억원이었으나 올해에는 이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증권가에선 최근 발표한 삼성전자 3분기 잠정 영업이익 10조8000억원 중 CE 부문이 4000~5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한다.
LG전자 홈앤어플라이언스(H&A) 사업부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작년 영업이익은 3분기 5054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와 2분기엔 4455억원, 4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과 더불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물류비·원자재 비용 상승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익이 감소했다.
TV의 경우, 연말 수요를 겨냥한 대규모 할인 행사로 대대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경쟁사들과 판촉 경쟁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어서 비용 증가로 인한 어느 정도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고 물류비도 아직까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여러 불확실성이 혼재돼있어 연말 쇼핑 특수를 보더라도 수익이 지난해 보다 늘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월드컵 시즌에 힘입어 TV, 냉장고 등 가전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이 기간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수익이 크게 증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고정비 부담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물류비는 지난해 보다는 하락했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0월 둘째주 기준 1814로 전주 보다 109 떨어졌다. 올해 평균(3996) 보다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코로나 이전인 2020년 평균(1265) 보다는 높다.
철강 등 원재료 가격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H&A 제품 주요 원재료인 강철(steel) 평균가격은 지난해 21.9% 상승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는 22.0% 올랐다. 구리 가격도 작년 15.1%, 올해에는 40.2% 급등하며 고정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재료·물류비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전 수요 둔화가 심화되면 이는 고스란히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연말 특수'로 판매량이 늘더라도 실제로는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특히 막판 반등을 위해 업체간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돼 역성장 우려마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주요 가전업계는 수익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적극 어필해 이 같은 악재를 돌파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B2B·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겠다"면서 "원가 절감 노력 지속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LG전자도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더불어 볼륨존 모델 경쟁력을 강화해 규모의 확대를 지속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