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존재들의 슬픔을 개별적으로 감지하는 놀라운 감수성"
김명기 시집 '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가 제37회 만해문학상 본상의 영예를 안았다.
20일 출판사 창비는 제37회 만해문학상 수상작을 공개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그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1973년 창비가 제정한 만해문학상은 등단 10년 이상 또는 그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이의 최근 2년간의 한국어로 된 문학적 업적을 대상으로 선정, 시상해오고 있다.
만해문학상은 예심과 1, 2차 본심을 거쳐 본상 수상작을 선정한다. 특별상은 본상과 다른 장르의 작품으로 선정한다.
본상은 김명기 시집 '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에게 돌아갔다. 창비는 해당 시집에 대해 "힘없는 생명들이 죽임을 당하거나 버려지는 이 시대의 슬픔을 군더더기 없는 언어로 표현한다"며 "과장된 감정 없이 존재의 밑바닥을 응시하며, 버려진 존재들의 슬픔을 개별적으로 감지하는 놀라운 감수성으로 천의무봉의 경지를 보여준 그의 시집을 만해문학상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
특별상은 장애인언론 비마이너가 기획하고 정창조, 강혜민 등 7인의 활동가가 참여한 '유언을 만난 세계'가 올랐다. 창비에 따르면 이 책은 장애인들이 당당한 삶의 주체로 일어서는 감동적인 이야기 모둠이다. 장애운동에 족적을 남긴 열사들은 물론이고 그들의 가족과 동료들의 삶과 노동과 일상을 디테일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에서 가장 가혹한 차별과 혐오를 받아온 장애인들의 삶과 투쟁을 생생하게 기록한 이 뜻깊은 작품을 만해문학상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11월 하순 개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