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에 카카오 vs SK C&C 대립
최태원 회장 불출석 사유서 제출했지만 '불인정'
민주당 압수수색으로 과방위 국감 정회, 오후 재개 예상
카카오 먹통 대란과 관련한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와중 박성하 SK C&C 사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카카오와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치열한 책임 공방을 벌이는 SK C&C를 향해 '화재 리스크 대처 미비 및 관리 허술' 등의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재계 및 국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박성하 SK C&C 사장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등 대국민 서비스 장애 사태를 두고 국회의원들의 심문을 받게 될 예정이다. 같은날 증인으로 채택된 최태원 SK 회장은 국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국회로부터 불인정받았다.
과방위 위원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 시작과 동시에 "최태원 회장의 불출석 사유서 내용은 이유같지 않은 이유다"며 "오후에 다시 출석할 것을 요청한다. 불출석 시 동행명령이나 고발까지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15일 오후 3시 30분경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해당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사용하던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들에 장애가 생겨 이른바 '카카오 먹통 대란'이 발생했다. SK C&C 데이터센터에는 카카오·네이버·SK텔레콤·SK브로드밴드 등이 입주해 있다.
현재 SK C&C와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 인지 시점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SK C&C는 15일 화재 발생 직후 약 4분 만에 카카오측에 화재를 알렸다고 주장하지만, 카카오는 화재 발생 30분이 지나서야 화재를 인지했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에 SK C&C측은 당일 고객사 직원들과의 통화 내역이 기록된 휴대폰 내역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이날 국감장에서의 쟁점은 화재의 원인, SK C&C 데이터센터 설계 관리 허술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SK C&C가 고객사인 카카오에게 화재 발생을 고지한 시점 역시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SK측이 건물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카카오가 피해를 봤다고 할 수 있다"고 카카오보다 SK C&C측의 잘못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어 2020년 KT 강남 데이터센터에서 배터리로 인해 유사한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는 점과 비교해서도 SK C&C에 강한 질타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SK C&C는 "카카오 측에 인터넷데이터센터 내 공간을 대여해 준 것이지, 전체 구축과 운영은 카카오가 맡고 있다"고 맞서는 입장이다. SK C&C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다) 그럼 차라리 이번 기회에 카카오가 우리측에 전체 운영과 관리까지 맡겨주길 바란다"며 카카오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성하 SK C&C 대표는 앞서 두 차례 입장문을 통해 "향후 유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그간 불편을 겪으신 국민들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를 표명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과방위 국감은 검찰의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으로 인해 민주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에게 '당사로 집결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시작과 동시에 정회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중 국감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