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김용 '술 접대' 물증 확보했다"…검찰, 술집 종업원 문자 복구

유동규, 2013년께부터 정진상·김용에 술 접대…비용은 남욱이 추후 계산

검찰, 종업원 문자 내역 복구…참고인 신분으로 대화 내용도 확인

유동규 언론인터뷰서 "정진상, 나하고 술 100번, 1000번 마셔…술값 한 번 낸 적 없다"

검찰, 김용 구속기한 내 충실히 조사한 뒤 정진상도 소환 방침

김용 민주연구원 부위원장 ⓒ연합뉴스

검찰이 이른바 '대장동 일당'에게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접대 한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남욱 변호사가 자주 다니던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 종업원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역을 복구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2013년께부터 해당 유흥주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 실장과 김 부원장에게 술 접대를 하고, 접대 비용을 남 변호사가 사후 계산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당 종업원도 최근 참고인으로 불러 대화 내용을 확인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본부장 등이 정 전 실장 등에게 술 접대를 했다는 내용은 최근 위례 신도시 개발사업 건으로 추가 기소된 유 전 본부장 등의 공소장에도 등장한다.

공소장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2013년 8월께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유흥주점을 소개하며 "여종업원들과 함께 편히 술을 마시면 술값은 제가 결제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진행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과 민간 사업자들 간의 상호 유착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함이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의 제안을 승낙해 2013년 9월부터 12월까지 성남시 고위 공무원, 성남시의원 등과 해당 유흥주점을 방문해 술과 향응을 즐긴 것으로 파악했다. 이 때 등장하는 당시 성남시 고위 공무원과 성남시의원은 각각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본부장 역시 지난 21일 언론인터뷰에서 "정진상이 나하고 술을 100번, 1000번을 마셨다"며 "(정진상이) 유흥주점에서 술을 한 100번 먹었는데 술값 한 번 낸 적이 없다. 그것만 해도 얼마일까"라고 술 접대설을 주장한 바 있다.

남 변호사의 접대가 사실이더라도 이 대표의 대선자금 수사와는 직접 연관되지 않는다. 다만 '대장동 일당'과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 실장, 김 부원장과의 밀접한 관계를 설명하는 근거로는 작용할 수 있다.

검찰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최측은으로서 '성남시 실세'로 불린 정 실장이 이들에게 접대받고, 위례 신도시나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 중이다. 김 부원장은 성남시의원(2010∼2018년)으로서 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검찰은 우선 김 부원장을 구속 기한 내 충실히 조사한 뒤 정 실장도 소환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23일에 이어 24일에도 김 부원장을 구치소에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의 자금 수수 시기가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시기와 겹치는 점, 김 부원장이 이 대표의 대선 캠프에서 자금 조달을 담당하는 총괄부본부장을 지낸 점 등을 근거로 이 돈이 이 대표의 대선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김 부원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데다가, 현금으로 전달받아 구체적인 용처 확인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남 변호사의 부하 직원이 돈 전달 과정을 기록한 메모지와 돈 전달 장소로 지목된 아파트 주차장 등의 차량 출입 내역 및 CCTV 영상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