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을 유발해 ‘죽음의 열매’로 불리는 발암물질 열매 '빈랑(비틀넛)'이 최근 5년간 103t이나 국내로 수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빈랑은 103t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8년 11t서 2019년 26t, 2020년 23t, 2021년 13t으로 줄었다가 올해 8월 현재 30.3t이 수입되며 지난해 전체량 대비 1.42배 증가했다.
빈랑은 중국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위장 질환과 냉증 치료, 기생충 퇴치 약재 등으로 사용해왔으며, 각성 효과가 있어 껌처럼 씹는 사람들도 많다.
이 과일에는 '아레콜린'이라는 성분이 함유됐는데, 이 성분은 구강암을 유발하고 중독·각성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레콜린은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암 연구소에 2급 발암물질로 등록됐다.
이런 까닭에 빈랑을 기호품처럼 소비하는 중국에서는 이미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2020년 식품 품목에서 제외했고 지난해부터는 온라인 홍보·판매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한약재로 분류되는 탓에 수입통관 제재 없이 5년간 103톤 넘게 수입된 것으로 보인다.
빈랑 수입량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당국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은 빈랑이 약사법에 따른 한약재로 관리되고 있어 검사필증을 구비하면 수입통관에 별다른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2025년까지 안전성평가를 진행키로 했지만 아직 주관연구기관 선정도 안 된 것으로 파악됐다.